- 추석까지 준비작업 촉박
- 상봉장소 놓고 남북 이견
- 규모 각 100명 이상 될 수도

3년 만의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해 23일 열리는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에서는 장소와 일시, 규모 등 실무적인 문제는 물론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대북 지원 문제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상봉 시기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추석(9월 19일)을 전후해 개최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실무를 주관하는 대한적십자사 내부에서는 추석까지 3∼4주밖에 남지 않아 현실적으로 그 이전에 이산가족들의 상봉 희망과 생사 여부 조사 등 준비작업을 마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추석 직후로 일정이 짜여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장소에 대해 북한은 금강산을 이미 제시해 둔 상태이다. 마지막으로 열렸던 2010년 10월 상봉에서 북측 장소는 금강산이었다.

정부는 일단 서울과 평양을 오가면서 상봉행사를 하자는 입장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상태인 데다, 이산가족들의 편의성 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방식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북한이 서울-평양 교환 상봉에 부정적 입장인 상태에서 장소 문제로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있어 우리 측이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상봉 규모는 지금까지는 양측에서 100명씩 나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가능한 한 많은 인원의 상봉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회담에서 더 늘릴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상봉 정례화, 생사 및 주소 확인, 서신교환, 영상상봉 등도 논의 대상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실무접촉보다는 적십자 본회담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더 크다. 이 밖에 우리 측은 국군포로와 납북자 상봉 문제 등 인도적 사안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번 이산가족 상봉접촉을 계기로 식량과 비료, 수해복구 물자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과거에 적십자 접촉에서 금강산 관광 문제를 거론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이 문제를 거론할지 여부도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