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5일 인민군 제324대연합부대와 제287대연합부대, 해군 제597연합부대가 참여하고 공기부양정 등이 동원된 '상륙 및 반상륙 훈련'을 진행했다며 훈련 모습을 26일 자로 보도했다. 연합뉴스

- 포병부대 최고수준 전투준비
- 美전략폭격기 비행 맞불성격
- 우리軍의 대북경고에도 반발

- 준전시 상태와는 다른 표현
- 軍에 한정해 내린 명령인 듯

- 천안함 관련 선전전 분석도

북한이 26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명의로 모든 야전 포병군에 대해 "1호 전투근무태세에 진입시킨다"고 밝힌 것은 3차 북한 핵실험 이후 한반도 긴장 국면을 '말 대 말'의 대결에서 '행동 대 행동'으로 한 단계 전환시키겠다는 시위로 분석된다.

최고 수준의 전투태세를 하달함으로써 북한은 "미국 워싱턴 하와이 괌을 타격할 수 있다"고 선전하는 장거리 로켓(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준비하는 등 모든 포병부대가 최고 수준의 전투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미국이 'B-52 전략폭격기'를 비행(지난 25일)시켜 자신들을 강하게 위협하는 '행동'을 취했다면서, 이에 대응하는 '행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은 성명 앞부분에서 "지난 25일에도 미국은 아침 8시께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전개돼 있는 핵전략폭격기 'B-52' 편대를 남조선 상공에 불시에 들이밀어 11시50분께부터는 공화국(북한) 북반부의 종심대상물들을 가상한 실전핵타격 연습을 강도 높게 벌였다"고 비난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1호 전투근무태세'에 대해 "한미연합연습인 '키 리졸브'의 연장선상에서 보되 최근 김일성 김정일 동상이 타격될 수 있다는 국내 언론의 보도가 있었고 한미 국지도발 대응계획(북한의 국지성 도발 때에도 주한·주일 미군의 자동개입)을 보고 맞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와 군 당국자들은 '1호 전투근무태세'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생소한 표현"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1993년 3월 '팀스피리트' 한미연합훈련에 대응해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전쟁 직전의 상태인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던 적은 있지만 이 용어는 그간 북한 매체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표현이다.

북한군 장교 출신인 장세율 북한인민해방전선 대표는 "준전시 상태가 북한 전체에 내리는 경계태세라면 1호 전투근무태세는 군대에만 내리는 최고 경계태세"라고 설명했다. 북한 군 입장에서는 준전시 상태라는 뜻이다.

북한의 발표 시점이 천안함 폭침 3주기와 겹쳐 여러 분석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자기들이 오히려 천안함 폭침의 피해자라는 선전전을 펼치기 위한 맞불작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최고사령부 성명과는 별개로 지난 25일부로 강화됐던 전방부대의 특별경계근무태세는 평시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한편 북한이 1980년대 이후 준전시 상태를 선포했던 적은 1983년과 1993년 두 차례이며 최고사령부 보도 및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전투동원태세(1984, 86, 88, 89, 91년), 전투준비태세(1985년), 전투동원준비태세(1990년) 등을 하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