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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쫓겨 野 주장 반영…정치력 부재로 여야 다같이 상처

정부조직법 처리가 남긴 것

  • 국제신문
  •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  |  입력 : 2013-03-22 22:31:16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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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모습. 방송법 개정안의 가결을 알리는 여야 의원들의 표결 결과가 전광판에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 지상파 허가권 등 막판 쟁점
- 민생과 동떨어진 이슈 싸움
- 집권 초 소중한 25일 허비

- 새누리 "결국 다 받아줄 것을"
- 민주 "방송 공정성 장치 마련"
- 정부 발목 잡았다는 멍에도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발의된 지 52일만에 국회에서 '합의처리' 됐지만 여야와 청와대 모두에 상처를 남겼다.

지난 1월 30일 국회에 발의된 이후 40여 차례 회동을 가졌지만 타결 문턱까지 갔다가 다시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수차례 본회의 처리시한을 넘겼다. 지난 17일 여야는 가까스로 협상을 타결했음에도 협상문 해석을 놓고 이견이 노출돼 또 다시 4일간 대치를 벌였다.

새누리당은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청와대의 눈치만 보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다 결국 집권 초 25일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 민주통합당은 작은 명분에 매달려 국민적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막판 쟁점이었던 지상파 방송 최종 허가권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변경허가 등의 내용은 지엽적인 문제일뿐더러 국민의 일상적인 관심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이슈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특히 새누리당은 전날 협상에서 민주통합당의 입장이 대부분 반영되면서 내부 불만들이 새어나왔다.

쟁점 소관 상임위였던 문방위 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결국 야당이 새로 들고 나온 두 가지 조건을 여당이 다 받아준 셈인데 좀 더 일찍 받아줬더라면 정부 출범이 3~4일 늦어지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자괴감도 들고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솔로몬 대왕 앞에서 진짜 어머니는 다 양보를 했는데 우리가 진짜 어머니라는 입장에서 그냥 양보를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합의문은 헌정 사상 가장 자세하고 긴데 민주당이 합의문 어느 구석에서 또 못 지키겠다고 난리일지 모른다"며 "이제는 신뢰가 '바닥 상태'에 있다"고 토로했다.

민주통합당은 막판 협상에서 자당 안이 대부분 수용된 것을 놓고 "방송 공정성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확보했다"며 자축했다. 당초 장기화 가능성이 점쳐졌던 협상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김학의 법무부 차관의 사의 표명으로 위기에 몰린 정부·여당이 서둘러 협상안을 타결짓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부겸 전 최고위원은 이날 "민주당이 결국 새 정부 출범에 발목을 잡았다는 멍에를 계속 짊어지고 가야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저께 온 국민들이 경악할 만한 사이버테러를 당했는데도 근본적인 국가의 장래에 대한 고민들은 없고, 지엽말단적인 멱살잡기와 핑계대기, 상대편 낙인찍기 수준에 머물고 있어 국민들은 정말 답답해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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