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의 18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남 내정자의 부동산·땅 매입 경위와 재산형성 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청문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도덕성을 비롯한 신상 검증, 오후4시 이후에는 비공개로 북한 동향 등 정책 점검으로 진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남 내정자가 육군참모총장 시절인 2003년 경기 용인의 아파트(164㎡·49평)·위례신도시 아파트 분양권, 2004년 강원 홍천의 밭(510㎡·150평) 매입경위를 놓고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남 내정자는 "육참총장으로 임명된 게 2003년"이라며 "용인의 아파트는 1998년 미분양 아파트를 산 것이고, 위례신도시 미분양 아파트 분양권은 2012년 구입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용인의 아파트는 건설사가 부도나 물량인도 자체가 늦어져 2003년 등기를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위례신도시 아파트는 송파구에 살면서 지인이 정보를 알려줘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인 명의의 홍천 밭 매입 의혹과 관련해선 "전역 당시 우리나라 전쟁사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쓰고 농사도 짓기 위해 샀다"면서 "땅값이 오른 뒤 비싸게 주고 샀고, 실제 옥수수·고구마·상치도 심었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남 내정자가 구입한 밭이 상당수 대지로 지목변경이 된 데다 홍천 톨게이트 이용실적이 저조한 점을 들어 "노후에 주말농장을 한다는 것과 거리가 한참 멀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정청래 김민기 의원은 "남 내정자가 재산 등록한 1998년∼2005년 동안 총수입이 7억500만원(실수령액 6억원)"이라며 "그런데 재산증가액 대부분이 예금으로 6억1천만원이다. 생활비는 어떻게 쓴 것이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남 내정자는 "당시 봉급 수령과 군인공제회 이자소득, 아파트 임대소득을 합쳐 7억원이 넘는 소득이 있었고, 저축한 액수는 총 소득액의 73%"라며 "생활비는 다른 사람에 비해 적게 썼다"고 해명했다.

남 내정자는 이어 육참총장 재직 시절인 2004년 불거진 장성급 인사비리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기피한 바 없으며, 수사대상도 아니었다"면서 "나중에 책으로 남기겠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여야 의원들이 만 69세인 남 내정자가 건강검진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놓고건강문제를 거론하자, 그는 "혈압약을 먹는 것 외에는 (건강상 문제가) 없다. 믿어달라"고 했다.

남 내정자는 이밖에 지난해 4월과 9월 육참총장 시절 자신의 수석부관인 오모씨와 딸에게 각각 2억원과 3천만원을 빌려줬다는 차용증 제출과 관련해 "청문회 과정에서 증빙서류로 작성한 것"이라고 '급조된 차용증'을 시인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