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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가 새해 첫날인 1일 오전 본회의를 열어 약 342조 원 규모의 2013년도 정부 예산안을 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
- 제주해군기지 예산 진통 끝
- 삭감 않고 3개 항 이행 합의
- 예산안 심사완료 안되면
- 올해부터 본회의 자동회부
국회가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예산안을 처리하는 일이 벌어졌다. 국회는 그동안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12월 2일)을 지킨 경우가 드물었지만, 이번처럼 새해 첫날이 돼서야 예산안을 처리한 적은 없었다.
해를 넘긴 지 6시간여 만에 예산안이 처리되면서 '준예산 편성'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으나 5년 만에 예산안을 여야가 합의 처리했다는 기록도 빛이 바랬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예산안 처리가 늦어짐으로써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342조 원 예산안 통과
국회는 1일 본회의에서 342조 원(총지출 기준) 규모의 2013년도 예산안을 가결했다. 다음 달 말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의 첫 살림살이이기도 한 예산안은 정부안에 비해 5000억 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이는 4조9100억 원이 감액되는 대신 복지 및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등을 중심으로 4조3700억 원이 증액된 데 따른 것이다. 각 분야 중 국방 예산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복지 분야 예산은 2012년보다 4조8000억 원 늘어난 97조4000억 원이지만, 여기에 민간위탁 복지사업까지 합치면 사실상 복지예산은 103조 원에 달한다. 여기에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사병월급 인상 등 복지 확충에 방점을 둔 '박근혜 예산'을 넣으면 복지 예산 규모는 더욱 커진다. '박근혜 예산'은 ▷0∼5세 무상보육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사병월급 인상 등 2조4000억 원 증액됐다.
■제주해군기지 예산에 '발목'
예산안 처리가 해를 넘기게 된 것은 여야가 제주해군기지 공사 예산(2009억6600만 원 규모)을 놓고 샅바싸움을 벌였기 때문이다.
여야는 예산안을 지난달 31일 밤 예산결산특위 전체회의에서 통과시켜 놓고도 갑자기 불거진 제주해군기지 예산 문제로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여야가 전체회의 전에 이미 이 문제를 합의했으나, 본회의 직전 열린 민주당 의총에서 소속 일부 의원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합의가 백지화된 것이다.
새누리당 이한구,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가 세 차례에 걸쳐 절충을 시도한 끝에 타협에 이르렀지만 이미 해를 넘긴 뒤였다.
여야는 해군기지 예산은 삭감하지 않되 ▷군항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 불식 ▷15만t급 크루즈 선박의 입항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 ▷항만관제권, 항만시설 유지·보수 비용 등에 관한 협정서 체결 등 3개 항을 70일 이내 조속히 이행해 그 결과를 국회에 보고한 후 예산을 집행하도록 했다. 국방부와 제주도가 벌이는 항만관제권 등에 대한 협상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공사가 사실상 중단되도록 합의한 것이다.
■예산안 완료 안되면 본회의 직행
예산안과 세입예산 부수법안이 헌법상 의결기한(12월 2일)의 48시간 전까지 예결위 심사가 완료되지 않으면 본회의에 자동으로 회부되는 국회선진화법 조항이 오는 5월 발효된다.
정부 예산안이 법정기일 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이 때문에 연중행사나 다름없는 예산안 연말 처리 관행이 앞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여야가 본회의에서 장기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자칫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