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왼쪽)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백악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날 두 사람은 지난 9월 이후 4개월 만에 만나 정권 인수인계와 다양한 국정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연합뉴스

- '朴 예산' 2~3조+국채 9000억
- 예결위, 무상보육 등 증액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청와대에서 만나 정권 인수인계를 비롯한 국정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동은 18대 대통령 선거 후 9일 만에 이뤄졌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3시10부터 40분가량 배석자 없이 진행된 회동에서 "가장 시급한 민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생예산 통과가 필요하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민생예산이 통과돼야 국민께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다"며 이 대통령과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고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민생예산 통과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조 대변인이 전했다. 조 대변인은 "두 분이 국정 인수인계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말씀을 나눴다. 박 당선인이 특히 강조한 것은 민생예산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당선인이 요청한 구체적인 민생예산 항목을 묻는 질문에 "국회에서는 하고 싶어하는데 정부가 더 늘려주지 않는 게 현안이었지 않느냐"면서 "기획재정부에서 반대하는 예산 항목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0∼5세 무상보육과 반값 등록금 예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그는 "전체적인 회동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고 대통령께서도 반갑게 맞아주셨다"고 전했다.

여야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협의를 통해 새해 예산안에 잠정 합의했다. 여야는 박 당선인의 공약을 뒷받침하고 민생 활성화를 위한 이른바 '박근혜 예산'을 6조 원에서 2조~3조 원으로 축소하고, 추가 국채발행액은 9000억 원 이하로 제한하는 선에서 새해 예산안에 합의했다고 예결특위 민주통합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이 전했다. 예산이 증액된 주요 복지 공약은 ▷0~5세 무상보육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 ▷사병 월급 인상 ▷참전명예수당 추가 인상 ▷청장년·어르신·여성 맞춤형 일자리 창출 등이다.

파행을 겪었던 세법 개정안 논의도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4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낮추는 것으로 여야가 합의했다. 이에 따라 새해 예산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는 오늘 31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