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추委와 싱크탱크 `국가미래硏'이 인재풀
-행정경험ㆍ현장전문가 그룹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인선 원칙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성이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언급함으로써 늦어도 이달 말 발표될 인수위 구성의 방향이 드러났다.

박 당선인의 `민생대통령' `국민대통합' 약속을 지킬 전문가나 적임자들이 대거 투입될 것임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4일 비서실장과 대변인단 인선에서도 대체로 적용됐다.

친박 핵심 실세가 거론됐던 비서실장 자리에 조세와 재정, 복지 전문가인 재선인 유일호(송파을) 의원이 발탁됐다. 박 당선인이 강조한 민생 공약을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세와 재정 분야의 전문가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입'으로 친이(친이명박)계 출신의 박선규ㆍ조윤선 대변인을 임명한 것도 한때 친박-친이로 극심하게 갈라졌던 당내부터 통합ㆍ화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전문성과 함께 인수위를 관통하는 가장 큰 화두는 국민대통합이다. 박 당선인은 후보 시절 국민대통합이 이번 선거 최대의 가치라고 역설한 바 있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전문성과 대통합 의지를 같이 결부시킨 인선작업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인수위원장은 국민대통합과 전문성 두 요소를 모두 갖춘 인사가 유력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경제통인데다 각각 당 비대위와 `5인 공부모임' 등을 통해 박 당선인과 민생 공약과 경제 정책에 대한 이해를 같이 해왔다는 점에서 인수위원장 후보로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모두 호남 출신으로 분류돼 영남색을 탈피한 탕평 인사라는 명분도 가질수 있다.

같은 측면에서 진념 전 경제부총리와 강봉균 전 재경부장관 이름도 거론되지만 두 사람은 박 당선인의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 결점이다.

다만 인수위원장은 상징적 인사로 하되 전문성을 갖추고 박 당선인의 의중을 잘아는 인사를 부위원장으로 임명해 보완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대통합이라는 상징성 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과 진보 성향으로 이번 선거에서 박 당선인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박상증 전 참여연대 공동대표가 위원장 하마평에 오를 수 있다.

이 경우, 박 당선인의 비서실장을 지내고 선대위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부위원장을 맡아 17개 분야의 추진단의 공약을 실무 총괄한 진영 의원의 발탁 가능성도 거론된다.

무엇보다 인수위원들은 정치색을 최대한 배제한 채 전문가 중심으로 짜일 공산이 커 보인다. `민생대통령' 공약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경제ㆍ복지 ㆍ조세 전문가들이 다수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지역구 의원 참여는 최대한 배제하고 행복추진위원회에서 활동한 비례대표 위주로 발탁될 가능성이 크다.

박 당선인의 정책 공약을 총괄한 안종범 의원이 인수위원 1순위로 꼽힌다. 조세ㆍ재정 전문가인 김현숙 의원과 경제학회회장인 이만우 의원 등도 물망에 오른다.

또 행추위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하지는 않았어도 외곽에서 박 당선인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온 전문가 그룹도 인수위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럴 경우에는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소속 인사들이 핵심 인재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유일호 신임 비서실장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전문가들은 제가 평소 알던 사람들일 것이기 때문에 의견이 크게 부딪힐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이미 상당수 경제 전문가들의 인수위 발탁이 진행됐음을 시사했다.

각 분야 교수그룹은 물론 시민활동가 그룹들도 인수위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언론에서 언급된 적이 없던 유 실장과 윤창중 수석 대변인이 발탁된 점을 감안해 볼때 인수위원장도 기존에 거론되던 인사가 아닌 `깜짝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여전하다.

박 당선인의 한 핵심측근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현재 거론되는 인사들은 그동안 너무 많이 외부에 드러난 사람이다. 새로운 인물이 발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