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 인정
- 준공영제 적용받아 재정 지원

국회가 대선을 앞두고 선심성 법안을 대거 쏟아내고 있다. 막대한 재정 투입이나 모럴해저드를 야기할 수 있는 법안을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포퓰리즘'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는 15일 전체회의에서 공공건설 임대아파트의 임대보증금 보전 대상을 일정 시기와 관계없이 정부가 무제한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부도 공공건설 임대주택 임차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재적의원 17명 중 14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통상 전체회의는 소위에서 논의를 거쳐 넘어온 법안에 대해 큰 문제가 없으면 의례적인 절차를 거쳐 통과시키는 자리인데, 이번에는 소위에서조차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계류한 것을 기습 상정해 의결한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임대보증을 받지 않은 임대주택은 전국적으로 12만5000가구에 달한다. 만약 이 주택의 사업자가 부도를 내면 정부가 모두 매입해줘야 하는 셈이다. 만약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가구당 평균 8000만 원 정도로 부도 임대주택을 매입한다면 최악의 경우 10조 원의 재정이 필요한 셈이다.

이날 국토위는 택시를 버스와 지하철처럼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국토위는 전체회의에서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택시가 버스와 같은 준공영제 적용을 받아 환승할인 등으로 낸 적자를 정부와 지자체가 재정으로 지원하게 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택시가 대중교통에 포함되면 중앙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추가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 교통 전문가는 "법상 대중교통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며 주어진 노선과 요금에 따라 운행되는 교통수단으로 정의돼 있어 개별 교통수단인 택시와는 다르다"며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하는 것은 교통관련 국제기구나 해외사례, 학계 등에서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민간 연구기관의 연구위원은 "정부의 재정 등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새 정부 운영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며 "특정 업계나 집단보다는 전 국민이 고루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법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