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의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진출이 확정된 이후 김숙(왼쪽) 유엔대표부 대사가 유엔 관계자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신화 뉴욕 연합뉴스

- '거부권' 빼고는 상임국과 동등
- 사실상 UN 최고 의사결정기구
- 2차 투표에 가서 압도적 당선
- 내년부터 2014년 말까지 활동

- 반기문 총장 배출에 이은 쾌거
- 한국 외교지평 한 차원 더 넓혀

청와대는 19일 우리나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으로 진출한 데 대해 "G20 정상회의와 핵안보 정상회의 주최 등으로 다져진 우리의 외교적 역량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기대·긴장·환호의 드라마

뉴욕 맨해튼의 유엔본부에서 18일(현지시간) 이뤄진 한국의 두 번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 진출은 기대와 긴장, 환호로 이어진 한 편의 드라마였다. 아시아에서 한 나라를 뽑는 투표는 1차에서 선출국을 가리지 못해 2차례의 정회 이후 2차 투표에서 결과가 드러났다.

김숙 유엔대사 등 한국 외교관들은 1차 투표에서 총유효투표 수의 3분의 2를 얻어 경쟁국인 캄보디아와 부탄을 제치고 안보리 재진출을 이루겠다는 계획이었다. 한국은 1차 투표에서 유효표 192표 중 116표를 얻어 캄보디아(62표), 부탄(20표)보다 훨씬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당선에 필요한 3분의 2(128표) 확보에 실패했다. 2차 투표에서 한국은 유효표 192표 중 149표를 얻어 43표에 그친 캄보디아를 제치고 비상임 이사국으로 선출됐다.

김 대사는 "국제사회에서 잘나가는 한국에 대한 견제로 2차 투표까지 갔지만, 압도적인 표 차이로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면서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위상 더 높아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 재진출에 성공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내년 1월부터 2014년 말까지 2년간 유엔의 최고기구인 안보리에서 다시 활동하게 됐다. 1996~1997년 임기에 이은 두 번째 안보리 진출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외교 지위가 한 차원 더 높아지게 된 데다 유엔 수장도 반기문 사무총장이 맡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15년 전보다 더 큰 역할이 기대된다.

또 유엔 최고의 권력기구에서 진행되는 한반도 문제 논의에 당사국인 우리 정부가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한반도 주변국의 권력 교체 일정과 갓 출범한 북한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 등 유동적인 한반도 상황을 감안할 때 그 의미는 크다. 우리나라는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때는 물론 천안함 사건 때 안보리 논의에 직접 참여하지 못했다.

한국의 안보리 진출은 영토·과거사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동북아시아는 물론 세계 평화의 증진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동맹국인 미국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 사이를 중재하거나 이란 핵 문제 등 국제적 현안에 대한 안보리 내 이견 조율의 역할도 할 수 있다.

국제사회의 기대만큼 우리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우리나라가 안보리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한미 동맹을 넘어서는 의견 표명과 역할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안보리 재진출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유엔 분담금 및 평화유지군(PKO) 파병을 더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안보리는 유엔의 '최고 기구'

안보리는 유엔의 최우선 임무인 국제 평화·안보 유지에 주요한 책임을 지는 유엔의 사실상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유엔헌장에 따라 193개 유엔 회원국은 안보리 결정사항을 이행할 의무를 진다. 안보리는 이런 법적 구속력을 바탕으로 ▷국제 분쟁 조정과 해결 권고 ▷분쟁지역에 대한 군대 파견 ▷침략자 경제 제재, 무력 사용 승인 ▷전략지역 신탁 통치 ▷유엔 사무총장 임명 권고와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관 선출 등의 역할을 한다. 세계 곳곳에서 테러나 내전, 무력 충돌이 불거지면 세계의 눈은 즉시 안보리에 쏠리기 마련이다.

안보리는 임기에 시한이 없고 '거부권'을 가진 5개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과 2년 임기의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된다. 비상임 이사국은 안건 통과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거부권'이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상임이사국과 같은 권한을 가진다.

우리나라는 이사국이 알파벳 순으로 한 달씩 돌아가면서 의장을 맡는 시스템에 따라 내년 2월 안보리 의장국을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