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 지지율 오를 때 주목 방해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선출이 유력한 문재인 후보 측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 여부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복잡한 심경을 내비치고 있다. 문 후보는 공식적으로는 안 원장과 협력하자고 하지만 최근 안 원장 측 행보가 문 후보의 부각을 방해한다고 판단하면서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문 후보의 안 원장에 대한 공식입장은 '정권교체를 위한 대승적 협력'이다. 문 후보는 노무현재단 이사장 시절이던 지난해 9월 7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이뤄진 본지 인터뷰를 통해 "내년 대선에서 안 원장과 힘을 합쳤으면 좋겠고, 필요하다면 안 원장과 언제든지 만나 협력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처음 밝혔다.
문 후보는 이를 토대로 8개월 뒤인 올해 5월 10일에는 '안철수-문재인 공동정부론' 구상을 내놨다.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는 달리 같은 민주·개혁 진영의 두 세력이 정권교체를 위해 연립 또는 연합정부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문 후보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11일 안 원장이 민주당 경선이 끝난 후 며칠 내에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고 했는데 문 후보 진영이 최악의 경우로 상정하는 경우의 수는 안 원장의 불출마 선언"이라고 밝혔다.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하되 단일화 협상 또는 경쟁을 통해 민주·개혁 진영의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여달라는 뜻이다.
안 원장 없이 문 후보와 민주당 단독으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현실론이기도 하다. 문 후보 측은 지난 4·11총선 때는 "안 원장이 어떻게든 부산에서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문 후보 캠프 내부에서는 안 원장의 대선 행보가 문 후보의 지지도 상승을 방해하는 것처럼 비치면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안 원장이 지난 11일 대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문 후보 측 관계자가 각종 언론매체를 향해 "오늘쯤 무언가 있을 줄 알았다"라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거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마다 안 원장 측이 또 다른 행보에 나서는 바람에 문 후보가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다는 푸념이다. 공교롭게도 11일은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문 후보가 안 원장을 야권 단일후보 양자 대결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는 결과를 발표한 날이었다.
안 원장 측 네거티브 대응팀장인 금태섭 변호사가 지난 6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의 정준길 당시 공보위원이 '안 원장 불출마 협박' 의혹을 폭로했을 시각은 문 후보가 취약지인 광주·전남 경선에서 1위를 했을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