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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통합당 손학규 대선 경선 후보 캠프의 최원식(왼쪽) 의원이 5일 국회에서 모바일 투표 시스템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며 임채정 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와 모바일 투·개표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 호미로 막았을 수도
- 제주·울산 사태 때 안이한 대처
- 지도부, 非文 후보들 요구 무시
# 근거 없는 모바일 예찬
- 학자·선관위, 위험성 지적에도
- 문제점 간과… 그대로 밀어붙여
# 책임 떠넘기기, 불신 키워
- "화풀이 방식 '나이스' 못해"
- 이해찬 대표, 비난여론 회피
민주통합당 모바일 투표 파동은 당 지도부의 신기술 도입에 대한 맹신과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을 가볍게 생각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와 각 후보 캠프는 당 지도부에 화살을 돌리고, 당 지도부는 즉각적인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주춤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모바일 투표 초반 대처 안이
당 지도부는 지난달 24~25일 제주·울산 경선에서 모바일 투표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김두관 손학규 후보는 지난달 25일 울산 순회투표가 열린 종하체육관 인근에 머물면서 당 지도부가 모바일 투·개표를 잠정 중단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불신을 해소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해찬 당 대표 등 지도부는 당일 울산 모바일 투표 개표를 강행했다.
당시 김·손 후보 측은 '울산 모바일 투표에 대한 개표를 강행한 것은 26일 월요일자 조간신문에 '문재인 대세론'이라는 보도를 내기 위한 꼼수'로 보고 있었고, 당 지도부는 '당을 파행으로 몰고 가려는 투정' 정도로만 인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검표와 검증을 충분히 하고 난 뒤 개표해도 됐지만, 당 지도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유인태 당 모바일 투표 검증단장(선관위 부위원장)과 김승남 선관위 간사는 5일 기자 간담회에서 "당헌 당규에 순회투표 현장에서 개표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에 투표 중단 후 기술 보완을 요구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는 "당 지도부와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모바일 투표 사고는 벌써 큰 것만 네 번째다. 앞서 지난달 24일 암호 입력 오류, 31일 인천 경선 때는 450명이 본인인증 자체가 안돼 20분간 투표가 중단되는 소동도 있었다. 선거인단 접수 첫날에는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모바일 투표를 희망한 400여 명이 현장투표 신청자로 등록돼 수정하는 일도 있었다.
■'모바일 투표' 맹신한 당 지도부
이해찬 현 대표, 문성근 전 대표 권한대행, 한명숙 전 대표 등은 모바일 투표에 대해 맹신하면서 이번 사태가 커졌다. 정치학자들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모바일 투표의 위험성을 지적했고, 무엇보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이 지난 100일 이상 정가를 흔들었는데도 이해찬 대표 등은 이를 밀어붙였다. 경선준비기획단장이었던 추미애 최고위원도 문제점을 간과했고 '완전국민경선'이라는 타이틀에만 집착했다.
결국, 신기술에 대한 맹신이 사태를 부추긴 셈이다.
당 지도부와 당 선관위가 '책임 떠넘기기'를 하면서 당은 공전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투표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 선출될 민주당 대선 후보만 상처를 입게 된다.
문 후보 측도 이번 파행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문 후보 캠프의 문용식 온라인 대변인은 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투표에 참여할 수 없었던 선거인단에게) 투표 기회를 주면 문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모바일 투표 특성상 구조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즉 모바일 투표에서는 수신 자체가 안 되는 곳이 있을 수 있고 수신자가 휴대전화를 꺼놓은 경우도 많다는 주장이다.
이해찬 대표는 그동안 모바일 투표 예찬론을 펴기도 했고 이날 낮 오찬 기자 간담회에서는 경선 갈등이 지도부 책임론으로 비화한 데 대해 "어딘가 화풀이는 해야 할 것 아니냐. 다만 화풀이 방식이 나이스하지(좋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