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단서 나오면 수사하겠다"

청와대가 저축은행사태의 '불똥'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에 이어 최측근인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으로 튀면서 초긴장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청와대는 김 전 부속실장이 휴가 중인 상황에서 금품수수설이 불거지자마자 즉각 사의를 표명한 점을 두고 제기된 '사전 인지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 가능성이 흘러나오면서 김 부속실장의 사표를 수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등 파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5일 김 전 부속실장의 금품수수 혐의를 먼저 파악하고 휴가를 준 뒤, 사실상 직무정지 조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누구한테서 그런 얘기를 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전 부속실장을 직무정지 시켰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건강상 이유로 휴가를 낸 것이며, 김 전 부속실장이 제출한 서류도 모두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김 전 부속실장이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했지만 검찰이 수사 가능성을 흘리는 데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두우 전 홍보수석처럼 본인의 부인에도 검찰 수사에서 금품수수 사실이 드러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부속실장과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이 친분이 두터운 것은 맞다"면서 "단서가 나오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전 부속실장의 금품수수설이 현실화하면 친형의 구속에 이어 정권 전체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불안감이 커지는 이유이다.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이른바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최측근 비서가 맡는 자리로 김영삼 대통령 시절 장학로 부속실장은 부정축재로, 노무현 대통령 시절 양길승 부속실장은 청주 나이트클럽 술자리 향응 논란으로 물러났다.

김 전 부속실장 역시 1997년 정치에 입문한 이래 15년간 이 대통령의 곁을 지켜온 '최측근 비서'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은 물론 청와대 내부 충격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