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4·11총선 최대 격전지인 부산발 4대 악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문성춘(문재인·문성근·김영춘)'에 대한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남부권 신공항 ▷저축은행특별법 ▷인재 영입까지 어느 하나 해답을 쉽사리 찾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남부권 신공항' 발언은 부산의 민심이반을 가속화하는 결정타였다. 박 위원장의 한 마디에 대구·경북(TK)과 부산의 감정싸움이 벌써 재연될 조짐이다.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는 '김해공항 가덕 이전 범시민운동본부'에선 대구 출신의 조원진 의원이 새누리당 총선공약개발단 국토균형팀장을 맡은데 대해서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박 위원장이 지난 13일 "(남부권 신공항이)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박 위원장이 부산 방문을 추진하는 것도 민심 수습책으로 보인다. 유기준 부산시당 위원장은 15일 "원래는 비상대책회의를 부산에서 개최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무산됐다. 대신 박 위원장이 부산을 찾아 각계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확인했다.

국회에서 추진 중인 '저축은행 피해자 구제 특별법'도 골칫거리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저축은행법과 같은 불합리한 법안에 대해선 입법단계부터 적극 대처해 달라"며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통과할 경우 '포퓰리즘 입법'이라는 비난이 빗발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무시하자니 부산 여론이 악화될 것이 뻔한 상황이다. 국회 통과가 무산되면 야권에선 그 책임을 새누리당에 돌리면서 공세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 중진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저축은행 특별법이 집중적인 관심을 받게 돼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낙동강 벨트'의 야당 바람도 새누리당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최근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 민주통합당 문재인(사상) 상임고문과 문성근(북강서을) 최고위원의 파괴력이 상당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런 가운데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김해을) 의원은 '사상 차출설'을 사실상 거부한 상태다. 

외부인사 영입도 쉽지 않다. 한 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의 형인 장제국 동서대 총장 카드도 나왔으나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대성 IOC 선수위원과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영입도 성과가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부산 중진들은 100% 공천심사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의원은 "야당 주자들은 본선을 뛰고 있는데 여당은 예선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총선 전략은 고사하고 밑그름도 못 그린 상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