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충청 일부까지 포함
- 전국으로 논란 확산될 듯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남부권 신공항'을 4·11총선 공약으로 채택하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남부권 신공항'은 영남권 갈등을 빚었던 '동남권 신공항'에서 더 나아가 호남, 충청 일부까지 확대된 개념으로 받아들여져 신공항 입지를 둘러싼 분열 양상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지역 언론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남부권 신공항은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인데 못 지켜 굉장히 죄송하다"며 "이번 선거에서 약속을 드리고 지켜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어 "남부권 신공항은 그 지역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고 인천공항을 늘려서는 한계가 있다. 국가발전과 남부권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인프라라고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남부권 신공항'이라는 용어는 그동안 대구·경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처음 제기한 뒤 새누리당 일부에서 총선 공약으로 검토한 사안으로, 박 비대위원장의 입을 통해 이날 공식화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박 위원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표심만 의식한 대표적인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공약이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지난해 부산과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소모전이 매듭지어진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확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 뻔한 '남부권 신공항'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남부권 신공항 논란이 총선에 이어 대선까지 지속되면 온 나라가 신공항 입지를 놓고 이전투구 양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동남권 신공항 유치에 실패했던 부산시는 박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진 이날 오후 지역 시민단체들이 망라된 김해공항가덕이전범시민운동본부 대표들과 긴급 모임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범시민운동본부는 회동 뒤 성명서를 내고 "선거 이후 입지 선정을 둘러싼 경쟁과 대립이 지난해 양자 구도에서 호남까지 가세하는 다자구도로 끌어 가고 있음을 심히 우려한다"고 밝혔다.
경남도의 한 간부는 "신공항은 다음 정권에서는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는 게 도의 일관된 입장"이라면서도 "동남권 신공항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