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 "민주, 사실상 방조"
- 'KBS 시청료 소위 설치' 통과
한나라당이 국회 상임위에서 단독 처리한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법안은 종합편성 채널에 약 2년 4개월간 직접 영업을 허용한 것으로, MBC만 독자적인 광고영업을 할 수 없도록 했고 SBS와 종편에는 사실상 직접 영업을 가능토록 했다. 한나라당은 이 법안과 함께 KBS 시청료 인상을 위한 국회 문방위 내 소위 설치안도 통과시켰다.
■종편·SBS 유리, 지역신문 타격
한나라당이 지난 5일 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서 단독처리한 이 법안은 ▷1공영 다(多)민영 체제(KBS·EBS·MBC는 공영) ▷종편은 미디어렙 편입 사업승인 후 3년 유예 ▷1개 방송사의 미디어렙 지분한도 40% 등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3~5월 각각 승인을 받은 종편들이 길게는 2년 4개월 동안 직접적인 광고영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또 SBS는 자사 미디어렙을 만들 수 있고 그 소유지분을 40%까지 가질 수 있다. 즉 SBS가 자사 렙에 대한 영향력을 적극 발휘할 수 있어 미디어렙 도입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직접 광고영업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종편들도 2년 4개월 뒤엔 SBS와 같은 자사 렙을 둘 수 있다.
법안에 '2개 방송사 이상 민영 미디어렙에 출자해야 한다'는 강제조항이 빠짐으로써 1개사가 미디어렙을 지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영산대 이진로 교수는 "1공영 다민영 체제는 미디어렙 체제의 붕괴로 보인다. 법안에 지역신문·방송에 대한 보호조항(지역방송 프로그램과 MBC·SBS 인기 프로그램 연계 판매 등)이 빠진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시청률 1% 이하인 종편들이 2년 4개월 내 안착하기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으나, 이런 상황이 오히려 지역신문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지역신문사 사장은 "종편들이 각 지방에 내려와 직접 영업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낙관론을 펼 때가 아니다"고 우려했다.
■"민주, 한나라당 단독처리 방조"
민주통합당이 한나라당의 단독처리를 사실상 방조했다는 비판이 높다.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은 "지난해 야권은 종편 취소를 분명한 정책 목표로 합의했지만 민주당은 '차악' 운운하면서 종편의 특혜를 사실상 인정했다. 어제 한나라당이 강행처리를 예고한 뒤 상임위가 5시간 정회됐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응없이 방치함으로써 사실상 날치기를 방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고 4월 총선 이후에 재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누더기' 미디어렙 법안을 주도한 김 원내대표의 임기는 올해 4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