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도 거른 채 2시간30분 격론
- '입법권 도전' 지적에는 선 그어
6일 오전 11시30분부터 2시간30분 동안 진행된 대검 긴급 간부회의는 점심도 거른 채 진행됐다. 회의 분위기는 시종 무거웠지만 예상보다 차분하게 진행됐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날 회의는 김준규 검찰총장을 비롯해 박용석 대검 차장, 김홍일 중수부장, 홍만표 기획조정부장 등 부장(검사장) 7명, 과장(부장검사) 4명, 선임연구관 3명 등 모두 28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김 총장은 주로 듣는 입장이었다. 수사팀은 5일 하루 휴식을 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 '태업' '직무유기' 등의 비판이 나온 것에 대해 서운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 총장은 회의가 끝난 후 성명을 발표하는 단상에서 "상륙작전을 시도하는데 해병대 사령부를 해체하게 되면 어떻게 되겠느냐"는 반문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 대목은 애초 원고에는 없던 부분으로 김 총장이 발표 직전 첨가했다고 한다.
김 총장은 이어 부패수사 본산으로서 중수부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자칫하면 우리 사회의 거악과 큰 부패를 놓칠 수 있다는 경고를 전하면서 중수부는 힘없는 서민을 표적으로 삼은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회의 내용 발표자와 발표 방식을 놓고 논란이 있기도 했지만 김 총장 자신이 발표하겠다고 결정했고 초안도 직접 작성했다.
검찰의 이런 입장에는 국회가 국민의 대변자이긴 하지만 이번 사태를 놓고는 국민의 뜻을 정확히 대변하는지 의문이 든다는 문제의식이 녹아 있다. 그러면서도 정치권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차단하기 위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중수부 폐지에 대한 반발과 수사중단 조짐이 '입법권에 대한 도전'이 아니냐는 야권 등 정치권의 반응에 대해 한 검찰 간부는 "전혀 아니다. 입법권 도전이라는 말은 오늘 회의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변호사회 관계자는 "중수부를 폐지하기보다는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법학전문대학원의 한 교수는 "총장이 중수부 폐지에 저항하기보다 과거의 잘못된 행태에서 완전히 거듭나겠다는 의지와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