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사태를 둘러싼 정치권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3일 지난 정부 책임론을 거론하며 저축은행 사태의 원인 및 비리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조직 정비에 착수했다.
반면 민주당은 `MB(이명박 대통령) 저축은행 게이트'로 규정, 지난해 부산저축은행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여권 인사의 개입 의혹 등을 추가로 제기하는 등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또한 구속기소된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명예회장이 한나라당 K 의원과 옛 열린우리당 Y 전 의원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검찰 진술이 나오자 정치권은 "올 것이 왔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나라당 =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부산저축은행의 캄보디아 투자와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의 연관설을 제기한 한나라당은 이날 추가 폭로 대신 진용을 정비하는데 주력했다.
여야 난타전과 정쟁이 반복될 경우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숨고르기'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당내 별도의 진상조사특위 또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보다 앞으로 꾸려질 국회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을 중심으로 저축은행 사태를 면밀히 살펴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당직자는 "당내 별도의 특위 또는 TF가 꾸려질 경우 국정조사특위와 역할이 중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오는 8∼9일까지 의원들로부터 저축은행 사태 국정조사특위 참여 신청을 받는 데 이어 내주 중 11명 규모의 특위 구성을 완료, 저축은행 부실 원인 및 비리의혹 규명 등에 나설 계획이다.
당내에는 저축은행과 관련한 `비리제보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김정훈 정책위 부의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치공방으로 흐르지 않고 사실관계를 제대로 밝히기 위해서는 국정조사에 참여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불법비리 제보센터'를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정조사특위와의 유기적 협조를 위해 국조특위 위원 중 1명을 제보센터 팀장으로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두언 의원은 이날 트위터 글을 통해 현재 도피 중인 부산저축은행 '브로커' 박태규씨에 대해 "과거 두차례 정부때 유력 인사들의 스폰서로 유명한 사람"고 밝혔다.
전날 김진표 원내대표의 부산저축은행 캄보디아 투자 개입설을 주장한 신지호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김 원내대표는 `부산저축은행 인사들을 만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하지만 2007년 캄보디아에 간 것은 분명하므로 진실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가 직접 `야당 흠집내기' 시도 차단에 나선 가운데 정권 실세 관련 비리 의혹을 추가로 폭로하는 등 파상적인 대여공세를 벌였다.
특히 저축은행 사태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 실패와 감독부실, 정권실세의 부적절한 개입이 만들어낸 `MB 저축은행 게이트'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전열을 다가듬는데도 신경쓰는 모습이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은) 정부를 상대로 질의해야 하는데 야당 의원에 대한 터무니 없는 음해와 중상모략으로 물타기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의 한 수석전문위원이 부산저축은행 로비와 관련 5천만원을 수수했다는 일부 언론보도를 인용, "MB캠프 출신 은진수, MB정권 경제검찰총장(금융감독원장) 김종창에 이은 세번째 뇌물수수 의혹"이라며 "한나라당은 남 탓, 전 정권 탓, 물타기 시도를 하지 말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저축은행 진상조사TF 박지원 위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부산저축은행과 여권의 유력 정치인 간 연결고리인 브로커 박태규 씨가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으로부터 지난해 7월 6, 13일 두차례에 걸쳐 삼성동 오크우드 호텔 옆 커피숍에서 6억원을 받았다"는 추가 의혹을 내놓으며 정권의 압박했다.
박씨는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이 KTB사모펀드를 통해 부산저축은행에 각각 500억원을 출자하는데 모종의 역할을 하고, 그 대가로 부산저축은행이 포항 소재 한 건설업체에 대출하도록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박 위원장은 "삼성과 포스코가 어떤 회사냐, 유력 정치인이 도와주지 않고선 부산저축은행 증자에 나설 리가 없다"며 저축은행 출자와 건설업체 대출 과정에 정권 실세가 개입했다는 주장을 폈다.
민주당은 저축은행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축소 및 짜맞추기 수사 가능성에도촉각을 세웠다.
박 정책위의장은 "야당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관련된) 삼화저축은행 얘기를 꺼내니까 삼화저축 신삼길 명예회장으로부터 돈 받은 국회의원이 있다는 그런 사실을 어디선가 또 흘리고 있다"며 "은진수 전 감사위원과 관련해서 벌써부터 봐주기수사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