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관망서 강공 전환
- 민주 "물타기 말라" 되받아
저축은행 사태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은 공세의 초점을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에 맞춰나가고 있고, 청와대·한나라당은 전 정권 책임론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한나라당, 관망→강공 선회
전날까지만 해도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청와대로부터 원망을 듣기도 했던 한나라당이 1일 강공으로 선회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정권에서 이뤄진 저축은행에 대한 각종 특혜가 현 정권 들어 곪아터진 것'이라는 논리로 민주당의 공세에 맞섰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중진의원 회의에서 '저축은행 문제는 지난 10년에 걸친 기형적 운영 때문으로, 원인 규명이 우선돼야 하고 대책 마련도 이뤄져야 한다. 비리 관련 부분은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배은희 대변인이 전했다.
고승덕 의원은 "공식적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12조 원인 데다 분식 PF 부실까지 합치면 20조 원 정도가 되는데, 이는 과거 정권의 '먹거리 잔치'였다고 본다"면서 "저축은행 사태 책임의 95% 이상은 과거 정권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저축은행 공방의 중심에 선 민주당 박지원 의원 등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배 대변인은 "(민주당) 박지원 박선숙 의원은 감사원·금감원 등 감독기관이 저축은행을 감사하지 못하게 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면서 "저축은행을 비호하고 감독기관의 감독행위를 훼방놓으면서 발목을 잡던 두 의원이 이제 와서 감독부실을 지적하는 것은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비리 드라마의 종결판"
민주당은 이날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전의를 다지며 총공세에 나섰다. 박지원 저축은행진상조사 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와대 정진석 정무수석은 대통령을 지근 거리에서 모시는 공인이기 때문에 '만났지만 이런 일 했다, 안 했다'라는 얘기를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오해를 받고 있는데 정무수석이 가만히 있으면 되느냐"고 압박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과 핵심 당직자들도 청와대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손학규 대표는 "저축은행 사태의 본질은 대통령의 잘못된 인사전략에 있다"면서 "야당에 뒤집어 씌워 물타기 하려는 시도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영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미 구속된 은진수 전 감사위원 한 명만으로도 이 대통령의 책임은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MB는 '보은 인사'와 금융권 인사개입으로 금융을 '장영자 시대'로 돌려놓았다"며 "경제검찰총장인 금감원장이 감사원에 가서 동냥성 행위와 발언을 하도록 움직인 몸통이 누구인지가 민주당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저축은행 게이트는 이명박 정부의 권력형 비리의 총집합이다"며 대통령 사과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