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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해 평양을 다녀온 이수훈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은 5일 본지와의 대담에서 "북한 지도부가 남측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살길이 열린다는 냉정하고도 객관적인 분석이 있었다"고 이번 합의안의 배경에 대해 평가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지난 2~4일 2007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해 평양을 다녀온 이수훈(53)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은 5일 정부중앙청사 집무실에서 본지와 대담을 갖고 방북 소회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북측도 이번 정상회담에 매우 적극적이었으며, 광범위한 내용이 담긴 '10·4 선언' 합의안이 나온 것은 북한 지도부가 살길을 찾기 위해선 남측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했다.
-남북정상회담 참석차 방북한 소감과 평양에 대한 인상은.
▶개인적으로 평양행이 3번째인데 2001년 평양 8·15민족대축전 참가 당시 평양은 깜깜한 적막강산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수해에도 불구하고 아주 정리정돈이 잘돼 있었다. 호텔 숙소와 평양시내 거리, 아파트도 깨끗해지고 밤 11시가 넘어도 불빛이 켜져 있었다. 2001년보다 분위기가 많이 좋았다.
-공동선언 10개항의 광범위한 합의안이 나온 것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통 크게 양보한 것인가, 아니면 어려운 처지 때문에 수용한 것인가.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 준비과정과 절차, 결과에서 너무 협조적이었다. 오히려 북측의 적극적 협조 때문에 '도대체 뭘 요구하려고 이러는가'하고 은근히 걱정할 정도였다. 제 평가로는 북한 지도부가 이번 남측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살길이 열린다는 냉정하고도 객관적인 분석이 있었고, 김 위원장이 최종 결단한 것이라 본다.
-합의문 도출까지 협상과정이나 어려움은.
▶두 정상이 10개 항목을 모두 하나하나씩 짚어가며 제안하고 검토하고, 필요하면 실무자들을 불러 바로 확인해가며 조율 협의했다. 실무자들은 밤새 마주앉아 합의안을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고, 안그러면 남측에서 '그 정도 하려고 갔느냐고 나무란다'며 압박을 받았다. 북측은 당장이 급하니까 중장기적인 현안을 싫어하는 기색이었다. 또 남북 정상이 수시로 만나기로 한 것은, 협의 내용을 추진하다가 막히고 그러면 또 양측 정상이 만나 확 뚫자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실질적으로 정상회담 정례화로 가는 길을 닦은 것이다. 독일도 70년에 1차 정상회담을 하고 2차 정상회담을 여는데 13년이나 걸려 우리보다 훨씬 길었다.
-백두산관광 직항로와 경의선 열차 상시운행을 수용한 배경은.
▶북측도 더 이상 늦춰봐야 좋을 게 없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바깥 세상의 여건 변화가 (북한이)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상황으로 왔다. 남측 여행객들의 백두산 관광 수입도 중국에 다 뺏기고 그러면 되겠냐고 설득했다.
-김 위원장의 체류연장 요청 배경을 둘러싼 해석이 분분했는데.
▶당일 평양에는 가랑비가 오다가 오후에 비가 많이 왔다. 김 위원장이 7년만에 대통령이 육로로 왔는데 비로 인해서 해야 할 일, 봐야 될 것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가시는 게 안타깝다는 생각과 배려에서 나온 것이다.
-동북아 정세전망 논의는 어땠나. 또 특별수행원 문화예술·학계 간담회에서 국책연구기관장들의 교류 필요성을 제안했는데.
▶우리 측의 국책연구원 중에 위원이 한 사람도 못가 안타깝다. 대신 저라도 북측의 리종혁 조선통일연구원장과 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만나 남측 연구위원들을 개성공단이나 서해평화벨트 등에 데려가 어떻게 발전시킬지 연구할 수 있도록 하라고 제안도 했다. 또 기업 총수와 업계 대표들도 잘 활용하라고 밀어붙였는데, 아마 리종혁 원장 등과는 내달께 만나 더 구체적인 얘기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동북아와 관련해선 노 대통령이 샌드위치 위기를 언급하고, 동북아가 패권다툼으로 가선 안된다며 김 위원장에게 유럽 같은 통합협력의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남북이 주도적으로 통합질서 형성 역할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하루빨리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공동대응해야 생존의 길이 열린다고 설득했다. 김 위원장과 대체로 인식이 공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