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평양에서 개최된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문 도출까지 적잖은 기싸움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개성공단이 남북 관계자들 사이에 화젯거리로 숱하게 거론됐으며 북측은 남측의 대선 상황에도 지대한 관심을 표했던 것으로 평양에서 돌아온 공동취재단이 5일 전했다.
노 대통령은 초반 정상회담 분위기가 예상외로 힘겹게 진행되자 한때 김 위원장에게 웃으면서 "이렇게 하면 점심먹고 짐싸고 가야 될지도 모르겠다"며 간접 압박을 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첫날인 2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이른바 근본문제 등 북측 입장을 50분 동안 늘어놓기도 했고, 오전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남측의 경제협력 확대 방안에 부정적 입장이었다. 노 대통령은 대국민보고회에서 "처음에는 좀 힘들었다"며 어려웠던 분위기를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싸늘한 분위기는 노 대통령이 남측 관계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역지사지'를 강조하고, 개성공단도 북측 입장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언급을 하면서 반전됐다는 전언이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북측 고위참모들이 긍정 평가하고 김 위원장에게 보고, 오후 회담이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또 첫날 북측의 공식환영식 장소가 조국통일3대헌장 기념탑에서 인민문화궁전으로, 다시 4·25 문화회관 광장으로 변경된 것은 행사 직전에 비가 내리는 돌발 상황에 대비한 조치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4·25 문화회관은 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실내 공간을 갖췄다는 것.
노 대통령은 지난 3일 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업무 편의를 위해 인터넷 개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김 위원장은 "나도 인터넷 전문가다. 공단 안에서만 통하면 되는데 북쪽 다른 지역까지 연결돼서는 문제가 많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한 경제관료는 2일 환영만찬에서 "이번 수행단 명단에 큰 기업(대기업) 대표들이 포함돼 있던데 어떤 보따리를 들고 왔는지 알고 있느냐"고 관심을 표하며 "남측 기자라면 정몽구 회장이나 구본무 회장 등과도 가깝지 않느냐. 혹시 그들이 무슨 사업을 북측에서 하려는지 가르쳐 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다른 북측 관계자는 "개성공단에 삼성같은 대기업이 들어와야 한다"고 대북 투자를 재촉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기업 총수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 총수는 참가 소회를 묻자 "몸만 따라가는 거지…" "(북한 사업이) 돈이 돼야 사업을 하지"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반면, 다른 총수들은 아리랑 공연을 본 뒤 "저렇게 훈련받은 대로 정확히 하면 제대로 훈련시키면 일을 잘하겠다"거나 "북측에도 미래가 있다. 그것을 생각 중이다"며 호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측의 상당수 진행요원들은 남측의 대선후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 안내원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되면 북남관계 발전에 나쁜 영향이 생길까 우려한다. 한나라당도 우리를 싫어하지 않느냐"고 노골적으로 반한나라당 입장을 밝혔고, 일부는 여권의 후보단일화가 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드러냈다.
북측은 또 남측에서 논란이 되는 아리랑 공연에 대해 "우리가 우리를 자랑하는데 어떠냐. 60년 역사를 정리한 것이다. 배 아픈 사람들이나 싫은 소리를 한다"며 "아리랑 공연에 출연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학생들이 자원을 하며 커서도 명예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