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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저녁 사흘간의 남북정상회담을 끝낸 노무현 대통령과 방북단 일행이 개성공단을 떠나 비무장지대를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
노무현 대통령은 4일 2박3일간의 평양 방북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남북경제협력 사업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그동안 통일부 장관이나 남측 경제계 인사들의 개성공단 방문은 빈번했으나 북한 땅이라는 이유로 남측의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 방문한 역사적인 현장이란 점에서 TV로 생중계됐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15분께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 도착, 공단 현황보고를 받은 데 이어 8시10분께 입주업체 신원 박성철 회장의 안내로 공장을 둘러봤다. 공장 방문에는 북측 여성 노동자 30여 명과 다른 입주 공장 노동자들도 함께 나와 함성을 지르며 노 대통령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노 대통령은 한창 작업 중이던 한 북측 여성 근로자에게 "오늘 나 때문에 더 늦게 일하죠?"라며 인사말을 건네자 북측 근로자는 "아닙니다"라고 웃었다. 원래 오후 8시에 업무를 마치지만 노 대통령의 방문 때문에 늦어졌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에는 현재 43개 기업이 입주, 북측 근로자 1만8000명이 근무 중이고 900명가량의 남측 관계자들도 상시 체류 중이다.
노 대통령은 공장을 둘러본 뒤 인사말을 통해 "일찍 시간 맞춰 와야 되는데 김 위원장이 안 보내줘서 제 시간에 못왔다"고 미안함을 표한 뒤, "참여정부 들어 첫 삽을 떴기 때문에 궁금하고 진작부터 와보고 싶었다. 직접 와보니 감동을 느낀다"며 남다른 감회에 젖는 모습이었다.
이어 노 대통령은 공장의 근로자들 앞에서 "북한을 개혁, 개방 대상이라고 부르지 말자"며 "개혁, 개방은 북한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개성공단이 잘되면 북의 개혁 개방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들을 많이 하는데 결과적으로 조심성 없는 말이었다"면서 "이번에 보니 남쪽에선 개성공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같아 북쪽이 못마땅해 하더라"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남한에서 편의대로 쓰는 '개혁' '개방'이라는 표현은 북한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불편한 것만 해소하겠다"며 "그것을 개혁, 개방이라고 이름 붙이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민족이 공동번영한다, 민족이 하나다라고 말하지만 사실 우리가 하나 된 때가 별로 없었다"면서 "그러나 개성공단에 오니 정말 이곳이 남북이 하나라는 것을 실천하는 곳이구나 하는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개성공단이 처음 시작할 때 우려가 많았지만 여러분들이 잘해주셔서 잘 가고 있다"면서 "BDA(방코델타아시아) 등의 문제만 없었다면 조금 더 빨리 갈 수도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실험을 한 후 개성공단이 문 닫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는데 이때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경영자 분들이 많은 노력을 했다"고 격려했다. 노 대통령은 "보고를 받아보니 지금까지 개성공단이 성장해 온 것보다 더 빠르다고 한다"면서 "저도 그냥 있을 수 없어 평양 가서 페달 한 번 밟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개성공단이 발전하려면 북미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 뒤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여러분 보도 보셨죠. 베이징에서 6자회담이 속도있게 가고 있다. (북미 간) 적대관계 해소 위한 절차도 미국에서 착수한 것으로 나오더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6자회담에 대한) 보도에 거짓이 없다"면서 "저에 대한 것은 거짓말이 많은데…"라고 직원들의 웃음을 유도하려 했다. 평소의 언론관을 다시 보여주면서도 6자회담에 대한 만족감을 충분히 느끼게 했다. 6자회담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도 남북 공조 때문이라는 점을 은연 중 강조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