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적대관계 끝나간다'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냈다' '전시상황이 끝났다'.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4일 공동 발표한 '10·4선언'에 대해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은 긴급히 자국으로 합의내용 소식을 타전하며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언론들은 환영 속에서도 미묘한 평가절하를 하기도 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남북 정상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한반도 지역에서 3, 4자 정상회담을 추진키로 합의한 것과 관련,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한국전쟁을 공식 종료하는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관계 정상화는 북한이 자국 핵무기 프로그램을 폐기토록 한 협정을 준수하느냐 여부에 달린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번 선언은 대규모 경제협력을 진전시켜 한반도의 비핵화와 긴장완화를 지향하고 있다"며 특히 종전선언을 위한 3, 4자 정상들의 협의 부분에 대해 "7년 전의 남북공동선언에서 하지 못했던 군사 분야에서의 합의가 처음으로 포함됐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선언문 내용을 소상히 전하면서도 "남은 임기가 약 5개월인 현 정권이 얼마나 이를 이행하고 다음 정권에 넘길지가 과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간 '코메르산트'는 "남북한이 전시상황에서 벗어났다"고 표현했고, '네자비시마이아가제타'는 "이번 정상회담은 1차 회담 때는 돈을 지불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제기됐으나, 이번에는 300여개 기업 대표들이 함께 방문한 것으로 볼 때 공식적으로 북한의 경제성장을 돕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언론매체들은 연일 주요 뉴스로 보도하고 합의된 10개 항을 일일이 속보로 내보냈다. 신화통신은 남북정상회담 관련 특집 코너를 만들었고, 인민일보 등은 1면에서 비중있게 다뤘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합의문 서명 사실을 전하면서 "동서 냉전의 마지막 유산으로 남아 있는 경계선의 긴장이 마감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 인터넷판은 "한국 전쟁 이후 50여년 만에 남북한은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시작했다"며 특히 "김 위원장이 회담을 통해 미국에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 언론은 다소 관심이 떨어지거나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이 7년 전과 같이 열렬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고, 타임은 "이번 만남이 상징적인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