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3일 오전 9시34분께 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오전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27분께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한 김 위원장을 맞이했고, 노 대통령의 평양 첫날밤과 육로 방북 소감 등을 화제로 환담하며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잘 주무셨습니까"라고 악수를 건넸고, 노 대통령은 "잘 잤습니다. 숙소가 아주 훌륭합니다"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 숙소에서 김대중 대통령도 주무셨습니다"라고 말하고, 영빈관 내 벽화를 보며 "큰물 때문에 정상회담을 연기하게 되어…"라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노 대통령은 "차를 타고 올라오다 보니 말끔하게 정리돼 있었습니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그래도 노면이 좋지 않아 불편했을 것입니다"며 위로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회담장 모두발언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하늘로 오셨는데, 노 대통령께서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육로로 오셔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평가를 했고, 노 대통령은 "제 스스로 넘으면서 감동을 느꼈습니다. 도로 정비가 잘 되어서 불편하지 않았습니다"고 화답했다. 특히 노 대통령이 회담 첫머리에 "어제 평양에 도착했을 때 평양 시민들이 나와서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아주 성대히 맞아주셔서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특히 위원장께서 직접 나오셨죠. 감사합니다"라고 사의를 표하자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오셨는데 내가 환자도 아닌데, 집에서 뻗치고 있을 필요 없지요"라며 특유의 유머로 화답해 회담장에 웃음이 일었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언급은 자신에 대한 외부의 건강이상설을 의식해 자신의 건재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오후 2시45분 속개된 2차 회담에서 노 대통령에게 "기상이 좋지 않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떠나기에 앞서 오찬이 있는데… 1시간30분가량으로 예정하고 있습니다"며 "내일 오찬을 시간 품을 들여서 편안하게 앉아 허리띠를 풀어놓고 식사하는 게 좋겠습니다. 하루 일정을 늦추는 것으로 하시지요"라며 평양 체류 하루 연장을 갑자기 제안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나보다 더 센 데가 두 군데가 있는데, 경호·의전 쪽과 상의해봐야 하겠다"며 참모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결심 못 하십니까. 대통령이 결심하시면 되는데…"라고 말했고, 노 대통령은 "큰일은 제가 결정하지만 작은 일은 제가 결정하지 못합니다"라고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