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김정일 국방위원장) "반갑습니다."(노무현 대통령)
2일 낮 12시2분. 7년 만에 다시 손을 맞잡은 남북 정상 간 첫 만남은 또 한번 김 위원장의 '깜짝 영접'과 파격적인 최고 의전으로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과 만나기 7분 전인 오전 11시55분, 평양시 모란봉구역 4·25문화회관 광장에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수천 명의 환영인파가 문화회관 정면 광장에 운집한 가운데 4대의 벤츠 차량이 잇따라 들어왔고, 그 중 두 번째 차량에서 황색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광장은 삽시간에 함성의 도가니로 변했다. 당당한 몸짓의 김 위원장은 손을 들어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을 기다리는 동안 뒷짐을 진 채 주변을 둘러보거나 손짓으로 측근들을 불러 뭔가를 지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무개차를 타고 행사장에 도착하자, 환영 인파들은 다시 "와" "만세" "통일"이라는 함성과 함께 형형색색의 꽃술을 일제히 흔들었다. 차에서 내린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 쪽으로 걸어오는 동안 김 위원장은 제자리에 서서 기다렸고, 다가온 노 대통령과 가볍게 악수하며 인사를 건넨 뒤 권양숙 여사와도 악수를 했다. 김 위원장은 노 대통령을 붉은색 카펫으로 안내했고, 두 정상은 혁명음악대의 연주 속에 북한 측 육·해·공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았다. 사열을 마친 노 대통령은 'ㄷ자' 모양의 카펫을 따라 도열한 김영일 내각 총리와 강석주 외무성 부상, 박순희 여성동맹위원장 등 당·정·군 고위인사 21명과 인사를 나눴고, 북한 여성 2명이 환영의 꽃다발을 증정했다.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연단에 올라 나란히 북한군의 분열 행사를 지켜봤으며, 뒤이어 김 위원장은 주변에 서 있던 남측 공식 수행원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대북특사로 방북했던 김만복 국가정보원장과는 몇 마디 말을 주고받는 등 친근감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수행원은 김 위원장과 악수하며 모두 고개를 약간씩 숙였지만 김장수 국방장관만은 고개를 숙이지 않는 모습도 목격됐다.
노 대통령이 환영 인파들 앞을 걸어가며 환호에 답하는 동안 김 위원장은 두세 발짝 뒤에서 따라오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12분여 동안의 환영식이 끝나자 두 정상은 가볍게 악수를 나눈 뒤 각각 전용차에 올라 노 대통령은 숙소인 백화원초대소로 이동했으며, 김 위원장이 탄 차는 노 대통령이 퇴장한 반대 방향으로 사라졌다.
이날 '깜짝 영접'은 당초 평양 초입의 조국통일 3대헌장기념탑 앞에서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노 대통령을 맞이하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오전 11시께 북측이 갑자기 일정과 장소 변경을 통보해와 이뤄졌다. 또 노 대통령은 오전 11시30분께 평양 시내 인민문화궁전 앞에 도착한 뒤 김 상임위원장과 함께 무개차를 타고 4·25문화회관까지 약 15㎞가량 카퍼레이드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