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관심사 중 하나는 김정일(사진) 국방위원장의 '깜짝 행보'다. 김 위원장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사전통보 없이 김대중 대통령을 순안공항에서 직접 영접하는 등 격식에 구애받지 않는 '돌출 행보'를 보여주며 선전효과를 노렸기 때문이다.
또 파격 영접할까
공항으로 방북한 김 전 대통령과 달리 노무현 대통령은 육로 방문을 택해 동선 자체가 극비인 김 위원장이 어디에서 영접할지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깜짝 이벤트를 즐기는 김 위원장의 스타일로 볼 때 노 대통령이 걸어서 통과하는 군사분계선(MDL) 현장이나 북측 출입사무소(CIQ) 등 남북 분단을 상징하는 경계선 지역에서 영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김 위원장으로서는 '통일'을 상징하는 정치적 의미에서나 자신의 건재함 과시 등 대내외적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평양 3대 헌장 기념탑에서 열리는 환영행사에서 고위간부들과 함께 영접할 가능성도 있다. 평양 김일성 광장이나 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에서 맞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영접보다는 '배웅'을 기대하고 있다. 4일 오후 노 대통령의 귀환 길에 방문하는 개성공단에 김 위원장이 동행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에도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 때와 같이 카퍼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와 같이 승용차에 동승할지, 오픈카 퍼레이드를 할지 등도 관심사다.
회담과정 '깜짝 쇼'도 기대
이번 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3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정상회담, 아리랑 공연 관람 등 최소 10시간에서 최대 15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직설적인 화법과 자신의 입장을 소신껏 밝히는 김 위원장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남북 정상 간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이 때문에 핵심 의제가 될 수밖에 없는 군사신뢰 구축 문제의 획기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사안을 김 위원장이 결정해야 하는 북한 체제의 속성상 장성급 회담 등에서 풀지 못한 숙제를 정상회담에서 담판지을 가능성이 있다"며 "김 위원장의 스타일로 볼 때 한밤중 대표단 숙소를 전격 방문하는 일도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