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에서 대북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펴왔던 아베 전 총리 대신 온건 현실 보수주의 노선의 후쿠다 야스오 정권이 지난달 25일 출범하면서 6자회담에서 일본의 태도에 조금씩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2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고무라 마사히코 일본 신임 외상을 처음 만나 북한 핵문제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송 장관은 회담 직후 "북핵 문제와 북·일관계와 관련해 좀 더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했다"며 "북·일 간 (6자회담과 관련해 최대 갈등을 빚고 있는) 납치문제 해결에 상호 노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외무성 간부의 말을 인용, 북핵 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 등 다음단계 조치에 합의할 경우 일본 정부가 불능화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이 간부가 "북한에 대한 중유지원과 불능화 작업 협력은 별도의 문제"라고 언급하며 불능화 비용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강력 시사했다고 전했다.
일본은 자국민 납치 문제를 이유로 6자회담에서 대북 에너지·경제지원 등 북핵 폐기 상응조치 제공에 불참해왔으나, 온건파인 후쿠다 총리가 들어서면서 대북정책 선회의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6자회담 일본 측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측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45분여 회담을 가진 뒤 "일북 실무그룹 회의 결과를 기초로 우리는 양측의 관심사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노력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에 합의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