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 두 그루가 연못에 얼굴 비춰
생각에 잠겨보고 자신을 살피려다
머리칼 다 세어 버린 걸 누가 알 수 있으랴
아찔한 다리에 좋다고 올라가서
활짝 핀 가지 취해 위로만 쳐다보네
이보게 연못에 비친 그림자도 챙겨요
이 시조에는 지나온 삶을 돌아보려는 작가의 진지한 태도가 느껴집니다. 자신을 들여다보는 사이에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어느덧 머리칼은 하얗게 변합니다. 흰 머리칼은 단순히 나이 듦의 표시가 아니라 묵묵히 견뎌온 세월과 가슴에 쌓인 삶의 질곡과 시련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표면만으로 한 사람의 내면과 인생을 온전히 다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이 이 작품의 핵심 정서입니다.
연못에 비친 벚나무의 얼굴은 곧 우리 자신의 얼굴이며, 저마다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의 사연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 시조의 매력은 벚나무와 연못이라는 평범한 소재에서 삶의 철학을 길어 올린 데 있습니다. 위를 바라보는 시선과 아래로 드리워진 그림자의 대비도 인상적입니다. 아찔한 다리에 올라 활짝 핀 벚꽃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작가는 연못에 비친 그림자도 챙기라고 일러 줍니다. 눈앞의 화려함을 좇는 동안에도 내면과 현실을 잊지 말라는 당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