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시범운항 손해라 말렸지만 성공
- 글로벌 선사 도약할 좋은 계기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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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겸 팬스타그룹의 회장이 지난 28일 열린 국제아카데미 23기 20주 차 강연에서 ‘북극항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해운 전략’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진재 프리랜서 |
“모두들 배를 띄우지 못할 거라고 했습니다. 핑계를 대고 빠지라는 사람도 많았죠. 하지만 끝내 성공했고 대한민국 해운 역사를 새로 썼다는 점에서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국제신문이 주최하는 국제아카데미 23기 20주 차 강연이 지난 28일 오후 7시 롯데호텔 부산 42층 벨뷰룸에서 열렸다. 이날 연사로 나선 이는 최근 국내는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하는 팬스타그룹의 김현겸 회장이었다. 팬스타그룹의 ‘팬스타 아크로호’는 우리나라 컨테이너선으로는 처음으로 북극항로 왕복 시범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김 회장은 이날 ‘북극항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해운 전략’을 주제로 준비 과정에서의 어려움부터 미래 전망에 이르기까지 북극항로 상업 운항의 전반을 짚었다.
김 회장은 시범운항 준비가 순탄치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회사 임원의 70%가 반대했다. 손해를 볼 게 뻔했기 때문”이라며 “시범운항에 적합한 배를 구하는 일부터 보험 등 챙겨야 할 부분이 정말 많았다”고 돌아봤다. 시범운항은 러시아 해역을 지나는 만큼 국제사회의 협조를 얻는 일도 만만찮았다. 우여곡절 끝에 팬스타 아크로호가 50일 간의 시범운항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서야 김 회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김 회장은 이번 시범운항의 가장 큰 성과로 대체 항로로서의 북극항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기존 수에즈 운하는 지정학적인 위험이 크고, 파나마 운하는 기후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아 두 항로 모두 리스크가 상존한다”며 “북극항로는 그와 같은 위험 요인이 없는 데다 운항 거리와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북극항로 개척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이번 시범운항에서 쇄빙선의 도움을 받지 않았지만, 실제 쇄빙선 없이 운항할 수 있는 기간은 1년에 3개월 정도뿐이다. 여기에다 북극해에서는 가격이 비싼 친환경 연료를 사용해야 해 경제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데다, 국제 사회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이제 막 첫걸음을 뗐다. 정기항로 개설을 위해서는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날 북극항로 시범운항 외에도 크루즈 산업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팬스타그룹의 주력은 여객선 사업으로, 한일 노선 여객선을 다수 운항하고 있으며 2008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 크루즈를 취항했다. 김 회장은 지난 7월 출범한 부산크루즈산업협회 초대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모든 국내 선사들의 꿈은 유럽으로 가는 겁니다. 사람이든 화물이든 유럽으로 가야 진정한 선사로 인정받습니다. 부산에 본사를 둔 선사로서 유럽을 오가는 세계적인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 회장은 강연을 마치면서 국제아카데미 원우들을 팬스타 그룹이 자랑하는 럭셔리 크루즈 페리선 ‘팬스타 미라클호’에 초청하겠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