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프랑스를 망친 결정

  •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   입력 : 2026-10-26 18:43:20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프랑스가 불타고 있다.”

최근 외신 보도를 통해 접하는 파리의 모습은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불에 탄 건물과 상점 약탈 등 무정부 상태를 보는 듯하다.

프랑스 시위는 열악한 교육 재정 투입에서 비롯됐다. 쥐가 들끓고 물이 새는 교실, 교사 부족 등의 불만에 나선 학생들의 시위에 생활고에 반발하는 국민이 가세했다. 여기에 시위 현장마다 방화와 폭력을 일삼는 ‘블랙 블록’이라는 무정부주의자들의 파괴 뒤에 이민자 집단으로 추정되는 폭도들이 상점을 약탈하는 등 복합적인 양상으로 전개된다.

시작은 교육 현장에 대한 불만이었지만, 시위의 심연에 가라앉아 있는 문제는 결국 국가 재정이다. 넘치는 복지와 후한 연금, 과도한 공무원 수, 이민자 지원 등 포퓰리즘 정치가 빚어낸 늪이다. 이 가운데 재정 위기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핵심은 연금이다.

프랑스 연금의 소득 대체율은 72%에 달한다. 연봉 1억 원인 사람이 퇴직하면 연간 7200만 원의 연금을 받는다. 연금 재정 확보를 위해 많은 세금을 걷지만 태부족이다. GDP 대비 조세부담률은 43%로 우리나라 32%에 비하면 크게 높다. 우리나라와 달리 기금 적립없이 매월 걷는 세금과 재원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안 국채 발행으로 연금을 지탱하면서 재정 적자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프랑스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119%에 육박한다. 유럽연합(EU)의 권고 기준인 60%의 배에 달한다. 국가 부채는 3조6000억 유로(한화 약 5400조 원)이다.

소득 대체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연금 수령 연령도 낮다. 애초 수령 시기는 65세였다. 그러나 1981년 프랑스 첫 좌파 대통령인 미테랑은 청년실업 해소 목적으로 연금 수령시기를 65세에서 60세로 5년 앞당겼다. ‘복지 표(標)풀리즘’이다. 그 선택이 지금 재정 위기의 원인이자 프랑스를 망친 결정이라는 지적이 많다.

개혁은 쉽지 않다. 평생 연금수령만 바라본 기성 세대는 물론 젊은 세대도 반대한다. ‘우리가 미래에 누릴 권리’라는 연대 의식의 발로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60세에서 62세로 연장할 당시에도 반발 시위로 국가적 혼란이 일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행 62세인 연금 수령 시기를 64세로 연장하려다 거센 반발에 부딪혀 한 발 물러섰다.

IMF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에 나섰던 우리 국민과 프랑스 국민의 차이를 생각해 본다. 지금 발 밑이 무너지는데 무지갯빛 미래가 있을까.

윤정길 논설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2. 2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3. 3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4. 4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5. 5[국제칼럼]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6. 6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7. 7관객 춤췄다고 영업정지 ‘오방가르드’ 두 달만에 재개장(종합)
  8. 8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9. 9“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10. 10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1. 1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2. 2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3. 3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4. 4北 ‘지뢰 폭발은 韓 자작극’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이사국들 회람
  5. 5김지용 중수청장, 또다시 국무회의 참석
  6. 6지광, 국감 출석 거부…“해결의지 있다면서 책임 회피”(종합)
  7. 7주진우 "김혜경, 유명 프로골퍼와 황제골프" 민주 "황당무계 소설" (종합)
  8. 82심 무죄 오세훈, 장동혁·한동훈과 보수 재편 주도권 경쟁(종합)
  9. 9‘YS 영원한 오른팔’ 최형우 전 장관 별세…향년 91세(종합)
  10. 10전재수 "지광 스님에게 국제신문 정상화 촉구 서한문 보낼 것"
  1. 1부산경실련 “산은 이전 없다는 금융위원장 발언 유감”
  2. 2전기료 밀린 홈플러스…한전 ‘단전 예고’(종합)
  3. 3음악 들으며 북항친수공원 걸어요
  4. 4부산 온 세계 해사인 “안전·친환경 실천”
  5. 5“관광수익 주민에 환원해야 지역활력”…글로벌 20개 도시 리더들 한목소리
  6. 6BNK금융 3분기 누적순익, 작년보다 19% 감소
  7. 7[한 손 뉴스] S/W 실행 환경 ‘Node.js’, 서버 해킹 보안 취약 경고
  8. 8국내 위성기술로 인니 해양환경 관리역량 키운다
  9. 9국민은행 해킹 정보유출 119명→2210명 확대(종합)
  10. 10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무상교체 방침
  1. 1가덕 공사비 2000억 증액 목표…市 ‘국비확보’ 국회 상주반 가동
  2. 2자갈치축제에 늘어선 바비큐·통닭…취지 두고 갑론을박
  3. 3양산도시철 시운전에 소음 민원 빗발…방음터널 설치 요구
  4. 4관객 춤췄다고 영업정지 ‘오방가르드’ 두 달만에 재개장(종합)
  5. 5“인구 급증 강서, 교통혁신 필수…생곡소각장 대체부지 검토 건의”
  6. 6갈맷길 36코스로 전면 개편
  7. 7지광, 신문을 사업 수단화…380억 땅 있으면서 102억 체불
  8. 8日 주 20시간法 만들자 알바앱 급성장…편법 단기고용 판쳐
  9. 9철새도래지 길냥이 급식소 분쟁, 항소심도 “추가 설치 불허 적법”(종합)
  10. 10시민단체 ‘국제신문 지키기’ 연대 나섰다…부울경 넘어 수도권 언론도 조명
  1. 1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2. 2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3. 3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4. 4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5. 5[뭐라노] 데이터 기반 똑똑한 야구·수비강화…롯데의 ‘새판 짜기’
  6. 6[뭐라노] 아직도 '그들만의 체전'?
  7. 7김태형 결국 롯데 떠난다…구단 늑장대처 도마
  8. 8롯데자이언츠 새 사령탑 ‘NC 우승 감독’ 이동욱…단장에는 이택근 선임
  9. 9‘올림픽 3연패 주역·AG 金6’ 펜싱 구본길 칼 내려놓다
  10. 10불가능을 가능케…亞패러게임 5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