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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1층에 있다가 지난달 2층으로 이전해 새로이 문을 연 부산박물관 기증전시실 모습. 현수명 기증 백자 큰 항아리(보물). 조봉권 선임기자 |
- 213점 엄선… 각종 정보 보강
“기증전시실이 1층에 있을 때는 바로 곁이 기획전시실이었습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특별기획전을 1년에 여러 번 엽니다. 그런데 특별기획전 규모가 커지면서 공간이 모자라게 되자, 바로 옆 기증전시실에 전시돼 있던 유물을 빼내고 그 공간을 특별기획전에 활용하고는 했어요. 그럴 때면 기증전시실은 휴실이죠. 기증전시실 상시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부산박물관 정수희 팀장은 기증전시실이 최근 몇 년 동안 겪은 고충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는 특별기획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전시 규모가 커지는 요즘 부산박물관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좋은 측면도 있는 현상이었다. 그러나 기증자를 최고로 예우하고, 기증이라는 실천이 도시의 품격을 올리는 지름길임을 널리 알려야 하는 박물관으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운 현실이기도 했다.
필요에 따라 기증전시실이 휴실하는 바람에 기증한 사람들의 소중한 뜻이 수시로 가려질 수 있는 이 문제를 부산박물관은 풀어야 했다. 최근 박물관은 이 과제를 해결했다. 부산박물관 내 부산관 건물 2층에 새로운 ‘기증전시실’을 만들어 기증 유물을 모두 이전해 온 뒤 지난 9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최근 찾아가 본 새 기증전시실에는 부산박물관이 1978년 개관한 뒤로 많은 기증자가 기증한 유물 1만9000여 점 가운데 엄선한 213점을 새로운 감각으로 전시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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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홍주 기증 ‘목례집요 목판’(부산시 유형문화유산). 조봉권 선임기자 |
넓이 300㎡인 새 기증전시실은 1층에 있던 이전보다 딱히 넓어진 건 아니지만, 짜임새와 안정감이 돋보였다. 어수선하지 않게, 기증한 사람에 관한 정보와 함께, 다채로운 유물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김지태 선생이 1978년 기증한 국보 금동보살입상, 현수명 선생이 1977년 타계하기 전 기증한 보물 ‘백자 큰 항아리’(백자대호) 등 도자기와 ‘김홍도 필 산수인물도’(부산시 유형문화유산), 윤홍주 선생 기증 조선 시대 ‘목례집요 목판’(부산시 유형문화유산) 등을 안정감 있게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부산ESS영어학원 초대 원장 김대철-아내 박정춘 선생이 한마음으로 기증한 조선시대 공예품이 전하는 탁월한 미감부터 일제강점기 프랑스에서 독립 투쟁을 펼친 부산 사람 서영해 선생이 쓰던 타자기(경남여고 역사관·황선출 선생 기증)의 매서운 기상까지 구성 또한 다채롭다.
무엇보다 특별기획전이 열리면 수장고 속으로 잠시 들어가곤 하던 고단한 신세였던 기증 유물이 한결 안정된 환경을 누리게 됐다.
부산박물관 측은 “현재의 기증 유물 전시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더 많은 기증 유물이 관람객을 만날 수 있도록 교체나 조정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