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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비정규직 4년 만에 165%↑…주 15시간 미만 근로 폭증

주휴수당·연차 등 복지 사각…공공마저 쪼개기 계약 남발

  • 권용휘 기자 kyw@kookje.co.kr
  •  |   입력 : 2026-10-12 19: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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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비정규직 근로자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13.7시간으로 떨어졌다. 법정 권리 경계선인 ‘주 15시간’이 무너졌다. 극소수 보조 인력으로 상정한 예외 지대가 보편적 고용 형태로 변질되면서 기본권을 가로막는 역설이 심화한다. 민간 영세사업장은 물론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 등 공공기관마저 주 14시간 안팎 쪼개기 계약을 남발한다. 노동권을 박탈당한 일터 실태와 구조적 해법을 짚는 기획 ‘주 13.7시간 덫에 갇힌 노동’을 연재한다.

12일 부산시가 공개한 ‘2025 부산 일자리 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부산 비정규직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13.7시간이다. 2021년 38.5시간에서 4년 만에 35% 수준으로 급감했다. 비정규직 규모는 8만4228명에서 22만3079명으로 165% 폭증했다. 근무시간을 잘게 쪼개는 초단시간 고용이 급증한 결과다.

근로기준법 제18조 제3항은 주 15시간 미만 근로자를 주휴수당과 연차휴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과 국민연금·건강보험 직장가입 자격도 없다. 수년을 연속 근무해도 퇴직금은 0원이다. 주당 15시간은 본래 취약 노동자를 지키는 보호선이었다. 1997년 법 개정 당시 정부는 단시간 노동자를 정규직과 동등하게 주휴일과 연차휴가를 보장하려는 목적으로 이 기준을 정했다.

그러나 공공부문마저 쪼개기 채용에 나섰다. 부산 복지 기관은 학사 학위와 경력을 요구하면서 주 10시간짜리 공고를 내기도 했다. 일선 학교는 특수교육 보조와 방과후 돌봄 인력을 주 14시간 안팎으로 뽑는다. 문화시설 관람 안내원도 주 14시간으로 묶어 계약을 맺는다.

공공기관이 초단시간 채용을 이어가자 민간 사업장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쪼개기 계약을 관행으로 받아들인다. 모범 사용자 역할을 해야 할 공공이 편법 고용 확산에 길을 터준 셈이다. 여기에 부산 노동시장은 고령화에 따른 돌봄 비정규직 집중, 제조업 공동화, 영세 사업장 밀집이라는 삼중고에 갇혔다. 최저임금 인상과 플랫폼 확산도 쪼개기를 부추겼다.

현장 노동자는 소득 절벽에 직면했다. 재가요양센터에서 3년 일한 요양보호사는 주 12시간 계약 탓에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 마트 계산원은 주 12시간으로 근무가 단축되며 주휴수당이 사라져 월 소득이 급감했다. 청년 노동자들은 생계를 메우려 청소와 배달 등 여러 일터를 전전하며 다중 노동에 내몰린다.

부산연구원 서옥순 선임연구원은 “인건비 부담을 겪는 기업 사정과, 고령화로 짧은 일자리를 찾는 노동자 수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며 “주로 소규모 사업장에 초단시간 근로자 비율이 높은데, 부산시가 현장 조사를 벌여 이러한 변화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기획취재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사입니다. 이 사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실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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