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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민이 서울 강남구 부동산에 게시된 매매 및 전세 게시물 앞을 지나고 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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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아 세입자가 새로 계약한 집의 계약금을 날렸다면 집주인이 이 손해까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9월 경기 고양시의 한 다가구주택을 보증금 1억6000만 원에 2년간 전세로 임차했다.
A씨는 계약 만료를 앞둔 2024년 7월 집주인 B씨에게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알린 뒤 같은 해 8월 보증금 2억2000만 원의 다른 주택을 새로 계약하고 계약금 2200만 원을 지급했다.
이후 A씨는 B씨에게 새 집 계약 사실을 알리면서 잔금을 내지 못하면 계약금을 잃는다며 보증금을 제때 돌려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그러나 B씨는 새 임차인을 구하기 어렵다는 사정을 설명했고 계약 만료 전날에도 “새로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받아야 돌려줄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결국 B씨가 계약 만료일까지 보증금 1억6000만 원을 돌려주지 않으면서 A씨는 새집 잔금을 내지 못했다.
새집 계약은 해지됐고 A씨는 계약금 가운데 돌려받은 700만 원을 제외한 1500만 원을 잃었다. 이에 A씨는 B씨를 상대로 보증금 반환과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보증금 반환 청구는 받아들였지만, 계약금 손해에 대한 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의정부지법 민사4-3부(이평근 부장판사)는 지난 2일 “B씨가 A씨에게 15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주택 임대차의 경우 기존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면 새로운 계약의 계약금을 몰취 당하는 등 상당한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며 “임대인이 재임대 등 자신의 사정을 내세워 계약 종료일에 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이행거절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새로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받는 것을 조건으로 기존 보증금 반환 의무가 발생하거나 반환 시기가 미뤄진다고 볼 수 없다”며 “이를 관행이라는 이유로 임대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민법 제393조 제2항은 채무자가 특별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 이에 따라 발생한 ‘특별손해’까지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가 신규 임대차계약의 계약금을 몰취 당하는 손해를 입을 것이라는 특별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판단하며 계약금 손해를 특별손해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