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대륙 80억 ‘지구집’ 사는 한가족
- 100%몰입 가슴 뛰는 대상 찾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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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여행가이자 국제구호전문가, 이화여대 초빙교수로 활동 중인 한비야 박사가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진재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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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1달러짜리 약이 없어 죽어가는 아이들, 그 안에서 본 작은 희망이 25년간 저를 뛰게 했다. 여러분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은 무엇인가”
국제신문이 주최하는 국제아카데미 23기 17주차 강연이 지난달 30일 저녁 7시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이는 오지여행가이자 국제구호전문가, 이화여대 초빙교수로 활동 중인 한비야 박사였다. 그는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를 주제로 25년간 전 세계 긴급구호 현장을 누비며 얻은 삶의 철학과 메시지를 전했다.
“어릴 적 아버지는 집 안 곳곳에, 심지어 식탁보와 샤워 커튼, 천장까지 세계지도를 붙여놓았다. 늘 지도를 보고 살다 보니 단 한 번도 세계가 크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지구 전체가 나의 무대이자 베이스캠프’라는 호연지기를 품게 된 가장 큰 바탕이었다.”
이러한 유년 시절의 경험은 훗날 삶의 큰 전환점이 됐다. 33세의 나이에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배낭여행을 떠난 한 박사는 세계 곳곳의 현장에서 1달러짜리 약이나 밥 한 끼가 없어 아이들이 목숨을 잃는 비극을 눈앞에서 목격했다. 그는 “내가 가진 언변과 홍보 지식을 돈 버는 데가 아니라 사람 생명을 살리는 데 쓰면 인생이 참 가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월드비전에 입사해 25년간 긴급구호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특히 한 박사는 전 세계를 ‘지구촌’이 아닌 ‘6층짜리 지구집’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6대륙을 가진 전 세계 80억 인구는 결국 층간소음이 끝내주게 들리는 6층짜리 유리지붕 한 집에 다 같이 살고 있는 셈”이라며 “아시아층에 사는 우리가 음식을 남기고 있을 때, 저쪽 구석방의 아프리카 아이는 태어나 단 한 번도 배부르게 먹어보지 못하고 죽어간다. 그 아이도 다른 남이 아니라 바로 ‘우리 집 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인도네시아 쓰나미 등 참혹한 재난 현장에서 겪은 고충과 트라우마를 솔직히 고백하며 “남들이 앞으로 가도, 뒤로 가도 뭐라고 하는 세상이지만 결국 자기 소신을 갖고 가고 싶은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현장 경험의 중요성과 소통에 대한 조언을 이어갔다. 한 박사는 “어떤 시대나 기술 변화 속에서도 결코 대체될 수 없는 것은 바로 몸으로 직접 체득한 ‘경험’”이라며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끼며, 손발로 직접 움직여 얻은 오감의 경험이야말로 세대를 초월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역설했다.
한 박사는 원우들에게 스스로의 가슴을 뛰게 하는 동력을 늘 점검할 것을 당부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그는 “직업이든, 봉사든, 취미든 상관없다. ‘무엇이 아직도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를 매일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며 “자신을 100% 몰입하게 만드는 그 가슴 뛰는 일이야말로 시련을 견디게 하고 삶을 다채롭게 채워주는 최고의 연료가 되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박사는 글로벌 PR사 버슨-마스텔라 한국지사에서 근무하던 중 어린 시절 계획한 ‘걸어서 세계일주’를 실현하기 위해 사표를 내고 배낭여행에 나섰다. 그 후 7년에 걸친 세계 오지 여행 경험을 담은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