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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1회 BIFF 경쟁 부문 진출작 임하연 감독의 ‘그날의 태주’(왼쪽), 오키타 슈이치 감독의 ‘사토코는 언제나’, 마지드 마지디 감독의 ‘빵과 책’ 스틸컷. 올해부터 BIFF 경쟁 부문 대상을 받으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출품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BIFF 제공 |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다음 달 6~1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영화제로 거듭난 BIFF는 올해도 화려한 스타와 화제의 영화로 가득하다. 이번 영화제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를 다섯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 경쟁부문 ‘부산어워즈 대상’
- 대부분 ‘최초 상영’ 높은 위상
- 주목받는 亞 신예감독 약진
- 대세 감독 신작도 대거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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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규복 감독의 ‘긴긴밤’(위쪽)과 가토 타쿠야 감독의 ‘일요일 다음날’ 스틸컷. BIFF 제공 |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직행 티켓을 거머쥘 주인공은 누구일까.’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가장 주목할 부문을 꼽으라면 단연 ‘경쟁 부문’일 것이다. 지난해 ‘경쟁 영화제’로 변화를 선언하고 신설한 ‘부산어워즈’는 이미 국내외 영화계의 관심을 받는 영화상으로 거듭났다. 특히 올해부터 부산어워즈 대상에 선정되면 국가별 공식 출품 제한과 관계없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에 출품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 몸값이 더욱 높아졌다.
올해는 아시아 각국에서 초청된 13편이 최고 영예인 ‘부산어워즈 대상’을 놓고 각축을 벌인다. 특히 13편 가운데 ‘긴긴밤’을 제외한 12편이 프리미어(월드 11편, 인터내셔널 1편)로 상영된다. 지난해는 14편 중 10편만 프리미어로 상영됐기에, 자신의 신작을 처음 선보일 무대로 BIFF를 선택한 감독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BIFF 박가언 부집행위원장은 “전에는 많은 감독이 유럽에서 신작을 선보이길 원했지만, 경쟁 부문 도입 이후 BIFF를 선택하는 이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주목할 점은 신예 감독들의 약진이다. 경쟁 부문 13편 가운데 4편이 장편 데뷔작이다. 우즈베키스탄의 보티르 압두라흐마노프 감독은 데뷔작 ‘힐롤’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아버지의 강요로 아들처럼 자란 여성의 이야기를 독특한 리듬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다나카 미키 감독은 첫 장편 ‘실버 익스프레스’로 부산을 찾는다. 연애 경험도, 연애 감정도 없는 남녀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염규복 감독의 첫 영화 ‘긴긴밤’은 동명 동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코끼리 무리 속에서 자란 흰바위코뿔소의 이야기를 담았다. 임하연 감독도 데뷔작 ‘그날의 태주’로 관객을 만난다. 소문을 피해 어느 해변 마을로 도망친 주인공이 용하다는 사주집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들개’(2013)로 도쿄영화제에 초청받았던 김정훈 감독은 13년 만의 신작이자 두 번째 장편인 ‘면도’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연인 사이 억눌러온 두려움과 분노를 드러내는 스릴러다.
BIFF 관객에게 익숙한 감독의 신작도 만날 수 있다. ‘구름 너머’(2017) 등으로 여러 차례 BIFF에 소개된 이란 거장 마지드 마지디 감독이 처음으로 BIFF를 방문한다. 신작 ‘빵과 책’은 생계를 잇기 위해 낮에는 교사로, 밤에는 석유 밀수꾼으로 살아가는 한 남성의 삶을 그린다.
‘여명’(2018)으로 제23회 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진출했던 히로세 나나코 감독은 ‘비트윈 투 러버스’로 오랜만에 부산을 찾는다. 남편과 동성 연인, 세 사람이 함께 가정을 꾸린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인어공주와 구두’(2005)로 제10회 BIFF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됐던 리윈찬 감독도 신작 ‘평범하기 위하여’로 경쟁에 합류했다. 실직한 아버지와 자식에게만 집중하는 어머니, 사춘기 여동생을 둔 대학생 주인공이 가족 간의 관계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각국 영화계가 주목하는 ‘대세’들의 신작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일본 영화계의 미래로 주목받는 가토 다쿠야는 세 번째 장편 ‘일요일 다음날’로 BIFF를 찾는다. 균열이 생긴 가정과 그 안에서 위태롭게 흔들리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남극의 쉐프’(2009)로 대중성과 작품성 양면에서 성공을 거둔 오키타 슈이치 감독은 서로 다른 인생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세 여성을 조명한 신작 ‘사토코는 언제나’를 선보인다.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두 감독도 경쟁에 나선다. 요셉 앙기 노엔 감독의 ‘바다에 새겨진 이름’은 1990년대 인도네시아 독재 정권에 저항하다 실종된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에디 카효노 감독의 ‘마이 마더’는 가부장제와 경제적 붕괴 속에서 희생과 저항을 감내해야 했던 여성들의 고통을 조명한다.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는 중국의 구유 감독은 ‘처음 만난 외로움’을 선보인다. 남편이자 아버지이자 할아버지였던 한 남성의 죽음 이후, 남겨진 모녀 3대가 각자의 방식으로 상실감을 견디고 빈자리를 메워가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