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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 조기 종료를 앞둔 20일 경기 파주시 임진강변에서 주한미군이 도하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연내에 만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그럴 것”이라고 답해 11월 북미 정상회담 추진에 무게를 실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아시아 순방 기간에 김 위원장과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참모들에게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세 차례(2018년 싱가포르, 2019년 베트남 하노이, 2019년 판문점 회동) 만났고, 2기에서는 작년 10월 경주 APEC 회의를 계기로 미국이 북미 대화를 추진했으나 성사되지는 않았다. 이로써 트럼프 2기 첫 만남이 석 달 뒤 현실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미 행정부의 북미 정상회담 추진은 11월 중간선거용으로 풀이된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지지율이 바닥을 기자 정상회담을 ‘반전카드’로 꺼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1기 당시 ‘톱다운 외교’로 실질적 비핵화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으나 한반도 정세를 극적으로 전환했던 경험을 되살려, 이번에도 김 위원장과의 직접 담판을 승부수 삼아 대내 국면 전환을 노린다는 것이다. 북미 정상 간 소통에 대해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면서도 “두 지도자 관계는 훌륭하다”고 말해 가능성을 남겼다.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대화 재개의 물꼬를 터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정작 당사자인 한국이 배제될 수 있다는 경계도 만만찮다. 한미연합훈련 전격 축소가 이런 ‘패싱’ 우려를 키웠다. 합동참모본부는 오는 27일까지였던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미군 측 제안으로 21일까지만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포석으로 미국이 축소를 지시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시작된 훈련을 도중에 줄이거나 중단한 전례가 없었고 무엇보다 우리 정부와 사전협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진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실질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북한은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발언한 것처럼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이 한층 고도화한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중·러 연대까지 강력해지는 등 ‘체급’이 당시와 다르게 커졌기 때문이다. 자칫 한반도 비핵화 진전은 없고 제재만 완화하는 협상으로 귀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회담 추진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물밑 작업이 필요한 이유다. 트럼프 1기 때의 세 차례 북미 정상회담 성사는 한국 정부의 중재자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에서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통해서라도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런 비위 맞추기용 말보다 ‘혈맹 패싱’을 극복할 주도적·실질적 외교 노력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