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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위원장인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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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준환 의원이 1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탈북민 출신인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을 향해 “김일성 만세를 부르던 사람 아닌가”라고 말하면서 야당이 반발했다. 김 의원은 “동료 의원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줬다”며 사과했다.
앞서 이날 오전 외통위에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을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으로 부르고 ‘주적’ 용어를 ‘위협’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박 의원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최근에 통일은 폭력적이라고 하셨는데 통일부 장관은 그러면 폭력부 장관이냐,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대변인이냐, 당장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쟁이 이어지자 국가정보원 출신인 김 의원이 박 의원에게 자중할 것을 요구하며 “언제부터 주적 이야기를 했느냐”고 했고, 박 의원은 “주적을 반대해서 (한국에) 왔다. 이런 것에 한마디도 말을 못 하면 그게 국회의원이냐. 정 장관의 이 모든 행위는 반헌법적 행위고 매국적인 영토 포기 선언”이라고 반박했다. ‘김일성 만세하던 사람’ 발언이 나온 것은 오전 회의가 끝난 뒤로 보인다.
이날 오후 외통위 회의가 시작하자 박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회의장을 퇴장하던 중에 김 의원이 제 손을 잡으시길래 오전 질의 과정에서 격했던 일이 있어서 양해 말씀도 드리려고 했으나 김 의원은 저한테 ‘우리 아버지가 국가 유공자고 나는 국정원에서 25년간 일한 사람이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유공자시니까 더 확실하게 하셔야 된다라는 취지의 말씀을 드렸더니 김 의원이 ‘당신들은 김일성 만세를 부르던 사람들이야’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 말을 들으면서 제 귀를 의심했다”며 “정말 많이 놀랐고, 심지어 협박 받는 그런 느낌까지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정말 노무현 정부에서 민정수석실을 거쳐서 문재인 정부에서 대북 업무를 담당했던 국가정보원 제2차장을 하셨던 분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인가 라는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며 “저를 비롯한 3만 4000명의 탈북민들은 김일성 일가의 독재와 한 줄기 인권조차 허용되지 않는 전체주의 체제를 단호히 거부하고 목숨 걸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찾아온 사람들이다. 그런 탈북민들을 향해서 ‘김일성 만세를 부르던 사람들이야. 조심해’라고 말하는 것은 모든 탈북민들의 삶과 그 결단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모욕하는 언행”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 의원은)더욱이 스스로 국가유공자라고 말씀을 하셨다”라며 “국가유공자가 탈북민을 모욕할 수 있는 면허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오히려 자유를 찾아서 목숨 걸고 온 탈북민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더 잘 이해하셔야 되는 것 아니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민주당 의원에게 해당되는 말씀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탈북민들이 여러 많은 모욕을 당해왔는데 대부분 모욕을 하신 인사들이 민주당 계열 인사님들이었다는 것이 정말 실망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과거 칭화대 석사 논문에서 탈북민을 향해 ‘반도자’(배반하고 도망간 사람)이라고 쓴 것과 22대 전반기 국회에서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자신을 향해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해서 민주주의 원칙이 보이지 않느냐”고 말한 사례를 들었다.
국민의힘 외통위 간사를 맡은 김대식(부산 사상) 의원은 “북한 체제를 벗어나서 대한민국에 정착한 동료 의원의 과거를 끌어들여서 모욕해서는 안 된다”며 “외통위가 탈북민에게 또다른 낙인을 찍어서 되겠나. 경위를 밝히고 박 의원에게 정중히 사과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준환 의원은 “입에 담지 않아야 할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제 태도가 대단히 흥분했던 점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이날 발언 논란에 김준환 의원 측은 “‘당신들(탈북민)’이 아닌 ‘당신(박 의원)’으로 특정해 발언했다”며 “개인 간 다툼을 특정 집단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신상 발언에서 논란이 됐던 대화를 전하며 기억에 의존한 만큼 “모두 정확하지 않을 수는 있다”고 했다. ‘당신’과 ‘당신들’의 차이인데, 김 의원 측은 탈북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