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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부산청소년극지체험탐험대 현장르포] 7회 : 북극의 꽃

- 강인한 생명이 폭발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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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독한 북극 강인한 생명력

스발바르 군도 최대 도시인 롱이어비엔(Longyearbyen)은 광산도시답게 도시 전체가 산악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도시를 둘러싼 산은 웅장하지만, 나무 한 그루 없는 풍경은 처음 찾는 이들에게는 다소 삭막하게 다가온다. 산에 나무가 없는 이유는 이곳이 수목성장 한계선 위에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1년 중 가장 따뜻한 달의 평균기온이 10도 이하인 지역에서는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데, 북위 80도 부근의 스발바르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이 삭막함은 멀리서 풍경만 바라봤을 때의 첫인상일 뿐이다. 발걸음을 조금 늦추고 산 아래 언덕과 마을 주변 공터를 천천히 살펴보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손바닥보다 작은 꽃들이 초록빛 이끼 사이에서 저마다의 색을 뽐내며 피어 있고, 특히 툰드라를 하얗게 물들이는 북극황새풀은 차가운 북극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을 만큼 따뜻하고 화사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짧은 여름을 맞아 일제히 꽃을 피운 북극 식물들은 척박한 땅에서도 생명이 얼마나 강인한지를 조용히 보여준다.

북극의 여름. 툰드라를 하얗게 물들이는 북극황새풀은 삭막한 북극에 화사한 풍경을 전한다.
■ 북극생태계의 시작

북극에서 식물이 자라고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은 적도 부근에서 시작해 북대서양으로 이어지는 멕시코 난류(걸프스트림)의 영향이 크다. 이 따뜻한 해류는 북유럽은 물론 스발바르까지 열을 전달하며 북극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만들어준다. 같은 종이라도 온대지역에서는 수 미터까지 자라는 식물이 북극에서는 불과 몇 센티미터 높이에서 성장을 멈추는 경우가 많다. 얼어붙은 영구동토층 때문에 뿌리를 깊게 내릴 수도 없다. 대신 식물들은 얕고 넓게 뿌리를 뻗으며 바람을 견디고, 짧은 여름 동안 최대한 빠르게 꽃을 피우고 씨앗을 남기는 방식으로 생존한다. 북극 식물은 단순히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생물이 아니라 북극 생태계를 떠받치는 출발점이다. 순록과 북극토끼 같은 초식동물은 이 식물들을 먹고 살아가며, 다시 북극여우와 북극늑대, 북극곰 등 상위 포식자의 먹이사슬로 이어진다. 작은 식물 한 포기가 북극 생태계 전체를 유지하는 기반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툰드라에서 자라는 꽃과 식물들은 순록과 북극토끼 같은 초식동물의 생존을 가능하게 해줘 상위 포식자로 연결되는 먹이망이 형성된다. 작은 식물 한포기가 북극생태계 전체를 유지하는 기반이라고 볼 수 있다.
■ 강렬해서 더 아름다운 꽃들

북극 식물은 우리가 흔히 보는 식물과도 성장 방식이 다르다. 몇 해 동안 얼어붙은 땅속에서 에너지를 축적한 뒤, 눈이 녹는 짧은 여름이 시작되면 불과 몇 주 사이에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는다. 그래서 꽃의 색은 더욱 선명하고, 강한 바람을 견디기 위해 꽃잎은 두껍고 단단한 경우가 많다. 식물학자들은 여름철에도 나무와 식물이 10cm 이하의 높이로 자라는 지역을 북극 생태의 대표적인 경계로 설명한다. 북극의 식물들은 크게 자라는 대신 낮게 몸을 웅크린 채 땅 가까이 붙어 바람을 피하고 열을 모으며 살아간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성장보다 생존이다. 『북극 툰드라에 피는 꽃』을 저술한 극지연구소 이유경 박사는 “북극 식물은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생물 가운데 하나”라며 “기온이 조금만 올라가도 식생의 분포와 개화 시기, 다른 생물들과의 관계가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작은 꽃들의 변화는 북극 생태계 전체가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북극의 작은 꽃 한 송이도 기후변화를 읽는 중요한 지표로 관찰하고 있다.

북극 툰드라에서 피어나는 꽃들은 몇년간의 에너지를 모아 한번에 피어나기에 꽃의 색은 선명하고 강렬하다.
정예은(구서여중 3) 학생은 “북극은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작은 꽃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북극의 작은 꽃을 밟지 않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을 조심스럽게 옮기던 조민기(오션중 3년) 학생도 “북극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말이 추상적으로만 들렸는데 직접 보니 왜 중요한지 알 것 같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눈과 얼음만 떠올렸던 북극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수많은 생명이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툰드라를 수놓은 작은 꽃들은 북극이 결코 ‘생명이 없는 땅’이 아니라, 가장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생명을 이어가는 지구의 소중한 생태계임을 말없이 증명하고 있었다.

체험탐험대원이 스마트 폰으로 꽃을 촬영하고 있다. 작지만 강렬한 에너지를 품은 툰드라에 자생하는 꽃들은 보는 이에게 강한 생명의 힘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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