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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의원들이 4일 국회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공소 기각 조항의 위헌성과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촉구 긴급 토론회를 열고 있다. 김정록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공소기각 사유 확대를 담은 개정 형사소송법에 대해 결국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형사사법 시스템의 정상화라고 했다.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은 있을 수 있지만 보완수사권 폐지와 공소 기각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개정 형소법은 국민을 위한 사법시스템 개혁 보다는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지우기라는 정치적 목적에 방점에 찍혔다는 의구심과 비판이 인다. 이번 결정은 잠시 반발하다 유야무야될 이슈는 아니다. 국민의 피해는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이 대통령은 4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법률안이 위헌, 집행 불능, 국익 위배, 행정부 고유권한 침해 등 국회 입법권을 부정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국회가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이라면 국민 60%가 반대하는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입법권은 당연히 부정되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삼권분리와 헌정질서에 위반돼야 국회 권능을 부정할 수 있다는 게 헌법학계의 의견”이라고 했으나 보완수사권 폐지와 공소 기각은 이미 삼권분립 침해는 물론 위헌 논란이 거세다.
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 61%가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의 뜻을 밝혔고, 이날 발표된 개혁신당 개혁연구원의 조사에서도 59.6%가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출했다.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반대 의견이 과반을 넘겼고, 민주당의 주요 지지층인 4050세대에서 조차 거부권 행사 요구가 컸다. 법 시행 이후 범죄 수사 여건이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률도 64%에 달했다. 그만큼 국민의 우려는 크다. 그러나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문제가 생기면 그 때가서 보완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사전에 충분히 검토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입법을 하는 것이 국회와 정부의 본분임에도 ‘해보고 잘못되면 고치겠다’는 것은 국민을 ‘실험실의 생쥐’로 보는 것과 같다. 국민만 피해를 보는 구조다. 증시 붕괴를 초래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에서 보듯 문제가 발생한 뒤에는 고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보완하는 동안 발생하는 실제적인 피해는 구제하기도 어렵다.
이번 결정은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특히 민주당 전당대회와 맞물리면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하는 정청래 후보의 지지세를 희석시켜 친명계 김민석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제스처라는 것이다. 공소취소를 반대하는 정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사법리스크가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내 강경파가 끼워 넣은 공소기각 조항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사이에 모종의 합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전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율은 처음 50% 아래로 떨어져 최저치를 경신했다. 개정 형소법 시행이 향후 국정에 어떤 트리거로 작용할지는 보완수사권 폐지로 발생할 국민 피해만큼이나 명확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