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미국 간에 쿠팡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을 찾는다. 양국 간 갈등을 풀 묘안이 나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산업부는 김정관 장관이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행사는 23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이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두 나라 간 조선 산업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미국 행정부 및 의회 주요 인사와도 만나 통상·투자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김 장관이 이번 방미 때 어떤 식으로든 쿠팡 사태와 관련해 미국 측과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내다본다. 미국 측이 우리 정부의 조치에 대해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어서다. 쿠팡 사태는 최근 한국과 미국 간 가장 첨예한 대립 사안이다. 특히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가 대책 논의를 위해 이례적으로 귀국할 정도다. 이에 김 장관은 이 사안이 두 나라 사이에 통상 마찰로 번지는 것을 막고자 대미 설득 작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태는 지난해 11월 쿠팡에서 3756만 명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촉발됐다. 정부는 이를 심각한 사안으로 판단,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미국은 쿠팡의 본사가 미국에 있다며 한국의 제재가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낸다. 미국의 거대 정보통신기업에 대한 부당한 규제이자 차별적 조치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 1일에는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2일에는 백악관이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 대우했다’는 취지의 보고서와 입장을 잇달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쿠팡에 대한 조사가 차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미국 측에 설명했다. 하지만 사태가 발생한 지 8개월이 지나도록 양측의 갈등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최악의 경우 미국이 이 사안을 향후 통상 보복의 명분으로 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상호관세 등이 위헌 결정을 받으면서 다른 방식의 보호무역 수단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몰린 만큼 쿠팡 사태를 활용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쿠팡 조사의 정당성을 잃지 않는 선에서 미국이 일정 부분 명분을 확보, 갈등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출구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