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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재수(왼쪽) 부산시장이 30일 열린 부산시장직 인수위원회 해단식에서 차재권 인수위원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
- “市 가용 가능한 현금 86억 불과
- 1호 공약 추진 시의회 협조 관건
- 서부 제조, 동부 미디어·관광 등
- 해양수도 권역별 접근법 구체화
- 시민체감도 높은 공약 전면 배치
- 미래 비전·정책 개발 지속할 것”
민선 9기 전재수 부산시장 시정을 설계한 ‘다시 뛰는 부산 위원회’가 공식 활동을 종료했다. 30일 선거 캠프 정책본부장부터 인수위원장까지 정책 사령탑 역할을 수행한 차재권 부경대 교수를 만났다. 차 위원장은 당장 쓸 수 있는 부산시 재정이 86억 원에 불과한 현실에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느꼈으며 난관 속에서도 3766개가 넘는 시민 제안을 검토해 93개 최종 공약을 확정했다. 이하는 차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선거캠프 정책본부장과 인수위원장 임무를 마무리한 소감은?
▶캠프 활동과 인수위 기간을 포함해도 두 달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개인 여정은 길었다. 지난해 9월부터 부산 울산 경남지역 전문가 30여 명을 직접 만나 동남권 공동정책과제를 연구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낙마해 경남지역과 광역 단위 해양수도권 협력을 긴밀히 동행하지 못하는 정치 현실은 아쉽다.
-인수위에서 부산시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알게 됐다. ‘이거 쉽지 않겠구나’ 싶은 공약은?
▶역시 민생 100일 비상조치다. 당장 가용할 현금 예산이 86억 원뿐이었다. 2024년부터 지속된 재정 악화와 선거철 과도한 조기 집행 여파다. 예산 부서와 밤낮 없이 협의해 2131억 원 규모 재원을 새로 발굴했다.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 지원, 배달 라이더 대책, 동백전 캐시백 15% 상향 예산을 간신히 확보했다. 추경 편성 과정에서 시의회의 협조가 남은 관건이다.
-예상과 가장 괴리가 큰 부산시 현황은?
▶해양수도 핵심 기능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전임 시장 시절 여섯 차례 조직 개편을 거치며 부서들이 뒤섞여 행정 난맥상이 심했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앞두고 당연히 강화해야 했을 해양 관련 기능은 해양농수산국 수준에 머물렀다. 해양수산부 파견 인력도 조직에 전혀 녹아들지 못했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 해양 기능을 대폭 강화한다. 경제부시장 체제를 복원하고 해양 관련 기능을 한 곳에 집중시켜 기구 규모를 확실히 키우도록 주문했다.
-이번 인수위가 부산 시민에게 남긴 가장 값진 성과는?
▶과거와 달리 100일 내 추진 공약, 6개월 내 추진 공약, 1년을 두고 추진할 공약 등으로 나눴다. 해양수도 완성 실행 계획도 역대 어느 때보다 치밀하다. 서부산은 제조, 동부산은 미디어·관광, 신항·북항은 해양 등 권역별 접근법을 구체화한 것도 값진 성과다. 해양수도와 관련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다양하게 만들었다.
-짧은 기간 ‘즉시 처리해야 할 민생 과제’와 ‘장기적인 미래 과제’의 균형을 잡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떤 고민이 오갔나?
▶시민 체감도가 높은 공약 전면 배치가 전 시장의 명령이었다. 단기 대책은 후보 시절 1호 공약인 민생 100일 비상조치 6대 패키지를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잡았다. 다만 도시교통분과 등 장기 정책을 다루는 부서에서는 개발과 보존 가치를 두고 격렬한 토론이 이어졌다. 당장 체감할 성과를 내면서 가치 지향적 고민을 조율하는 과정이었다.
-인수위원장을 맡으면서 ‘진짜 시정을 설계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했을 것 같다.
▶인수위원장 임명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기획조정분과장 역할 정도만 짐작했다. 전 시장은 인수위 출범 첫날부터 점령군처럼 보이지 말라고 주문했다. 유능함과 겸손함에서 우러나는 친절을 강조했다. 말실수를 극도로 경계하며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시정 교체기에는 인수위와 기존 공무원 조직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기 마련이다.
▶변화를 원하는 시민의 열망을 공무원 조직도 이미 인지했다.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유연하게 수용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밤낮 없이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에서 행정 관료 조직을 향한 기존 편견이 완전히 깨졌다.
-전재수 시장이 리더로서 갖춘 잠재력은 무엇인가?
▶과거 방송 패널로 만나며 매년 한 번꼴로 지켜봤다. 만날 때마다 매번 달라졌다. 진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전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지 그 끝이 궁금하다. 특히 리더로서 지닌 잠재력이 대단하다. 가장 큰 장점은 독보적인 대중 친화력이다. 현장에서 유권자들과 손 잡고 막걸리를 마시는 정치인은 많지만 대중 친화력 내면에 중심을 갖추고 대중에게 다가가는 정치인은 많지 않다.
-밤잠을 설칠 정도로 고심했던 순간이나 가장 보람찼던 일은?
▶진보 시민사회 진영 요구에 속 시원히 답하지 못할 때 마음이 무거웠다. 실천하지 못할 약속은 결코 입에 담지 않는다는 전 시장의 원칙이 확고했다. 확신 없는 사안에 성급히 입장을 정하기 어려워 오해를 사기도 했다. 보람찬 순간은 최종 보고 단계다. 장단기 실행 가능성에 초점 맞춘 보고서에 전 시장이 깊은 만족감을 표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강단으로 복귀한다. 다만 전 시장은 ‘다시 뛰는 부산 위원회’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며 상시 관리를 당부했다. 전문 인력 풀을 확충해 부산 미래 비전을 내놓고, 신규 정책 과제 개발을 지속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