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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새벽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청사 앞에 제9회 지방선거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항의하는 시민이 100명 넘게 몰렸다. 사진은 부산시선관위 책임자 면담을 시민이 요구하는 모습. 조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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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꽃인 선거에서 최소 전국 14개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모자란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선거관리위원회의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도 국민 반발이 거세진다. 제9회 지방선거 개표가 한창인데도 한밤 부산시선관위 앞에 100명이 훌쩍 넘는 인파가 몰려 개표 중지와 재선거를 요구하며 책임자 면담을 촉구했다.
4일 새벽 2시 부산 연제구 부산시선관위 청사 앞. 100여 명의 인파가 청사 앞 입구에 몰려 시선관위 책임자 면담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들은 투표용지가 부족하다는 언론 보도와 유튜브 등을 접하고 현장에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새벽 2시25분에는 모인 인파 곳곳에서 “개표 중단”, “입장표명” 등을 외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2시40분에는 한 시민이 헌법 조문을 낭독하며 “선관위가 법을 위반했다. 당장 책임자(위원장)가 나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갑작스레 모인 인파에 경찰도 현장에 출동했다. 이들은 전날 밤 11시께부터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사 입구를 사이에 두고 경찰 인력과 시민이 십수m 떨어져 대치하며 긴장 상태를 보였다.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없었으나, 계속해서 선관위 책임자 면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새벽 시간에도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오면서 어느새 100명이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인원이 모였다. 청사 입구 앞은 공간이 부족해 길 건너편에도 인파가 줄을 지었다. 현장에는 휴대폰으로 라이브 방송을 하거나 영상촬영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앞서 지난 3일 제9회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모자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기준 전국 17개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모자랐다. 중앙선관위는 전날 오후 6시20분 기준으로 14개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모자른 것으로 집계했다.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못해 대기하는 등 논란이 불거지면서, 전날 밤 9시 선관위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날 언론 보도를 보고 사하구에서 왔다는 문모(여·50대) 씨는 “다음 세대를 위해 분노하며 나왔다”며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중형에 해당하는 범법 행위를 저지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부정선거도 명백했다”며 “선관위 등 항의를 위해 주말 서울 집결에도 참여하는 것도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창원에서 대학에 다닌다는 부산 시민 강모(20대) 씨는 “소식을 듣고 친구 2명과 함께 창원에서 곧장 넘어왔다”며 “선관위는 공식적인 사과와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제대로 된 과정을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부정선거’ 등을 외치며 전한길 씨의 유튜브 영상을 단체로 재생하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다만 사전 집회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의식해 시민 사이에서 단체행동은 삼가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특히 모인 인파들은 ‘특정 단체에서 모인 게 아닌 시민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많은 인원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소음이 발생하자,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소음을 항의하는 시민도 있었다. 한 시민은 현장을 지나가면서 “시간이 몇 신데 이렇게 시끄럽게 하냐”고 화를 냈다. 이에 곳곳에서 “좌파냐” 등의 소리가 나왔고, 화를 낸 시민을 따라가며 욕설하는 이들도 있어 경찰이 이를 쫓아가는 풍경도 연출됐다.
한편, 이날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른 항의성 행동이 이어졌다. 새벽 3시 기준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도 투표함 반출을 거부하는 수백 명이 모여 경찰 등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사 강사이자 유튜버인 전한길 씨를 중심으로 한 부정선거 주장 시위대는 0시30분께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 앞에 모여 선거 무효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