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23일 국회 본청 앞에서 삭발을 감행했다. 22대 국회 개원 직후인 2024년 5월 부산 여야 국회의원 18명이 공동 발의한 이 특별법은 아직 국회에 계류중이다. 최근 여야 합의로 입법공청회를 열었으나 법안 상정 키를 가진 더불어민주당 측이 뚜렷한 이유없이 글로벌허브특별법을 법안심사 안건에서 제외했다. 발의 후 2년여 만에 입법절차가 시작되면서 기대에 부풀었던 부산시민이 느낀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오죽하면 박 시장이 삭발 투쟁이라는 강경 대응에 나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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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준 부산시장이 23일 국회 계단에서 부산글로법허브특별법을 촉구하며 삭발을 한 후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정록 기자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는 지난 18일 글로벌허브특별법은 제외하면서 강원특별법, 제주특별법, 전북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법 이른바 ‘3특’ 특별법에 대한 법안 심의를 진행했다. 국회는 관례상 ‘선입선출’ 원칙에 따라 우선 발의된 법안을 심사한다. 그런데 이들 ‘3특’ 특별법보다 먼저 발의된 글로벌허브특별법을 빼놓고 법안 심의를 한 것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기 충분하다. 행안위 법안심사 제1소위 위원장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국민의힘 측이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는 이해할 수 없는 변명을 했다. 부산 출신인 윤 의원은 지난해 8월 정기국회에서 이 특별법 처리를 위해 여야 합의를 시도하겠다고 밝혔으나 말뿐이었다. 그동안 그는 글로벌허브특별법 국회 통과에 어깃장을 놓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글로벌허브특별법은 부산을 남부권 거점도시로 키워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려는 취지로 출발했다. 부산을 싱가포르와 홍콩보다 더 나은 글로벌허브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중요한 규제 혁파와 분권 등을 담고 있다. 부산항을 핵심 인프라로 활용해 산업·물류 산업을 키우고, 금융 규제를 완화해 부산이 글로벌 금융허브 역할을 하도록 했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시작으로 추진 중인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하려면 특별법 통과가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가 지방분권을 강화하기 위해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5극(동남권·수도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3특’ 정책 실행에 필수적인 법이다. 부산을 비롯한 남부권 전역이 글로벌허브특별법 시행 혜택 지역인 점을 감안하면 부산만을 위한 특혜법이라는 민주당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부산특별법을 빼고 3특법만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은 명백한 역차별이다.
이날 박 시장이 삭발 투쟁을 하자 민주당 유력 부산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도 “글로벌허브특별법의 마침표를 찍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전 의원이 당 지도부에 법안 처리를 강력하게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당이 같은 당 의원의 요청까지 묵살하면서 부산을 홀대한다는 비난이 나온 이유다. 글로벌허브특별법은 여야 합치의 산물이지 정치적 논쟁 대상이 아니다. 민주당은 부산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는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법안 통과라는 결단을 내려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