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기 묵인 의혹…당내 당혹감
- 친명 김영진 “악습 부활 불쾌”
- 국힘, 특검 추진 가능성도 언급

더불어민주당이 강선우 의원의 ‘1억 원 공천 헌금’ 수수 의혹와 관련,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정청래 대표는 즉각적인 감찰을 지시했지만, 해당 의혹이 사실일 경우 여권 발 도덕성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31일 전북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31일 CBS 라디오에서 해당 의혹과 관련해 “깜짝 놀랐다. 공천 관리를 아주 엄격하게 제도적으로 만들어 온 민주당에 이런 문제가 생겼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너무 충격적이어서 의원들 모두가 거의 멘붕(멘탈 붕괴)에 빠져 있는 그런 정도의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는 사실은 죄송하지만, 국민의힘에나 있을 일 아닌가 생각해 왔는데 우리 당에도 있다니, 사실 반신반의”라며 “당의 윤리감찰을 통해 밝혀질 부분이고 고발자가 나왔기 때문에 수사를 통해서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의혹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강선우 의원이 보좌진을 통해 김경 서울시의회 의원에게서 공천을 대가로 1억 원을 받았고,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맡았던 김병기 의원이 이를 묵인했다는 내용이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도 강 의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광역·기초의원 공천 때 민주당 의원들의 그런(금품 수수) 행위들이 사라진 것은 한 20년 전인 것 같다”며 “그런데 구태의 악습이 부활한 것 같아서 대단히 불쾌하고, 앞으로도 더는 있어서는 안 되는 악습”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그는 “공천 대가의 형태로 (금품을) 인식했든 인식하지 않았든 돈을 수수했다면 그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과 김 시의회 의원 모두 공천을 대가로 돈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또 강 의원뿐만 아니라 김 시의회 의원도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사무처 종무식에서 “김경 시의회 의원에게서 1억 원을 받은 일을 가지고 대화를 나눴던 그 다음 날 단수공천장이 나왔다”며 “단수공천장은 1억 원의 현금영수증”이라고 민주당을 직격했다. 특히 “김 의원이 비밀병기 역할을 했는지도 수사로 밝혀야 할 일”이라며 “이보다 더 확실한 증거가 어딨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