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부동산 거래 위법 의심 행위 사례. 국토교통부 제공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에서 외국인들이 거래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가 적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이 더 강력한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30일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추진단과 국토교통부는 지난 9월 1일부터 12월 23일까지 외국인이 거래한 오피스텔과 토지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획조사에서 위법 의심 거래 88건(의심 행위 126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오피스텔의 경우 계약일 거짓 신고·실제 금액과 다르게 계약서 작성이 41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편법 증여·특수 관계인 차입(13건), 무자격 임대업 영위(11건), 해외 자금 불법 반입(8건), 대출용도 외 유용(5건) 등이 뒤를 이었다. 토지 거래에서는 위법 행위 11건 중 계약일 거짓 신고·실제 금액과 다르게 계약서 작성이 10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법규를 어기는 사례는 다양했다. 한 외국인은 서울지역의 오피스텔 매매대금 3억9500만 원 가운데 3억6500만 원을 해외에서 들여왔다고 말했으나 외화 반입 신고가 없었던 점으로 미뤄볼 때 불법 반입이 의심돼 관세청의 조사를 받게 됐다. 또 수도권 3곳에서 토지를 매수한 또 다른 외국인은 당국의 조사 때 자금을 어떻게 조달했는지 소명하지 못한 데다 실제 계약일과 신고 계약일을 모두 고의적으로 다르게 신고했다가 들통이 났다. 90일 이내의 단기 체류 자격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한 외국인은 임대활동을 영위할 수 없음에도 오피스텔을 매수한 뒤 월세를 받으면서 생활하다가 적발돼 법무부의 추가 조사 대상이 됐다.

정부는 이번에 확인된 위법 의심 행위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에 통보해 경찰 수사 및 미납 세금 추징 등의 후속 조치가 진행되도록 한다. 현행 규정에는 계약일을 거짓 신고하거나 금액을 실제와 다르게 기재하면 취득가액의 10% 이하 범위 내에서 과태료를 부과하게 되어 있다. 해외 자금 불법 반입 때는 1년 이하 징역에 처하거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한편 정부는 지난 7월 1일부터 10월 28일까지 실시된 외국인 주택 이상 거래 기획조사에서는 위법 의심 거래 210건(의심 행위 290건)을 적발해 관계 기관에 알린 바 있다.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추진단과 국토교통부는 내년에도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에 위법이 없는지를 지속해 확인할 계획이다. 또 지난 8월 외국인 토지 거래 허가 구역으로 지정된 수도권에서는 외국인이 실제 거주하는지 여부도 살핀 뒤 법규 위반 행위가 드러나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김용수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추진단장과 김규철 국토부 주택도시실장은 “외국인의 부동산 불법 거래 행위에 대해서는 국내 주택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관계 부처와 함께 엄정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