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과 부산항 북항 재개발 구역을 연결하는 공공보행통로가 북항 환승센터 구간에서 오르막 경사에 가로막혀 부산항 조망을 못 하는 등 ‘관문 보행통로’ 기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30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북항 1단계 재개발구역 환승센터 사업시행자인 P건설은 최근 부산 동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얻어 환승센터 2개 동과 저층부 옥상광장 건축 공사를 시작했다. 문제는 부산역에서 나와 환승센터 옥상광장을 지나 북항 근린공원까지 이어지는 주 통로인 공공보행통로가 환승센터 구간에서 건축허가 도면 기준으로 부산역이나 북항 쪽 기존 통로 구간보다 3.3ｍ나 높게 설계됐다는 점이다.

사업자 측은 환승센터 구간 보행통로에 경사램프와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보행에는 문제가 없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람 키보다 높은 3.3ｍ의 오르막이 생길 경우 보행에 불편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부산역 쪽 보행통로에서 부산항과 부산항대교 등을 바라보는 조망권을 잃을 수밖에 없다.

부산항만공사는 사업자 측 설계가 북항 재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이나 특별건축구역 지구단위계획 시행 지침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오르막이 생기지 않도록 설계를 수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북항 지구단위계획 등에는 KTX부산역과 북항 근린공원을 연결하는 공공보행통로 데크와 환승센터 저층부 옥상광장을 동일한 높이로 조성해 단차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부산역을 이용한 방문객 등이 역에서 내려 부산항 북항 일대와 부산항대교를 한눈에 바라보면서 도보로 북항재개발 구역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공공보행통로를 조성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부산항만공사는 설명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북항재개발 구역 공공보행통로는 항만도시 부산의 상징을 한눈에 보면서 부산 첫인상을 결정하는 관문 보행로”라며 “부산항 북항을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북항재개발 사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공공보행통로는 부산항 조망권을 살려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