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청 전경. 국제신문DB

경남 하동군과 군의회 간 갈등으로 민생 안정 지원금 등 현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조차 갖지 못해 사업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하동군은 20일 입장문을 통해 군의회에 민생안정 지원금 등 주요 현안 의논을 위해 간담회 개최를 공식 요청했다.

군은 입장문에서 “지난달 27일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군 의회에 정책 소통 간담회를 공식 제안한 데 이어 수차례에 걸쳐 공문을 포함 공식 비공식적으로 거듭 대화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제와 방식, 범위 모두 의회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며 기다려 왔으나, 안타깝게도 3주가 지난 지금까지 답변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의회와 의논해야 할 가장 큰 현안은 인근 지자체인 남해군의 기본소득 정책이 2026년 시행되고, 하동군의회에서도 관련 조례를 준비하고 있는 하동군의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군은 “지역경제회복, 군민 생활 안정, 인구증가, 군민 상대적 박탈감 해소 등을 위해 군민 1인당 20만 원씩 80억 원 규모의 ‘민생안정 지원금’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으나 이는 고도의 정책적 결단에 관한 사안으로 군의회와 협의 없이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하동형 생산적 무상 지원 정책 ▷어르신 이미용 쿠폰·벼 무상방제 ▷하동형 마을식당 수혜 범위 확대 ▷하동형 육아수당 시행 ▷폭증하는 청년 주거를 위한 매입 약정형 임대아파트의 도입 ▷보건의료원 건립 ▷고령자 복지 주택 등 정부의 지원이 확정된 정주 여건 개선 사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동군의회 강대선 의장은 “군의 제안을 받고 의원들이 모여 논의했지만 그동안의 앙금으로 합의점을 도출 하지 못했다”며 “이번에 또 제안이 온 만큼 조만간 모여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간담회 개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동군과 군 의회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첨예한 대립과 반목을 이어왔다.

보건의료원 건립 논란 당시 하승철 군수는 의회 앞에서, 반대 의원의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성과시상금 조례안 심의 과정에서는 군수의 재량권 조항을 의회가 삭제하자, 군이 대법원에 조례 무효 확인 소송으로 맞섰다. 지난 8월 추경에서는 의회가 121억 원이 넘는 예산을 삭감했는데, 절반 이상이 의료원 건립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업비다.

여기에 최근 군의회 A 의원이 한 행사장에서 하 군수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고, 하 군수는 해당 의원을 부정 청탁 및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