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5000번째로 인도한 ‘디에고 실랑함’ 전경. HD현대 제공

HD현대가 세계 최초로 5000번째 선박을 인도했다. 1972년 회사 설립 이후 53년 만, 첫 선박을 인도한 1974년 이후 51년 만이다.

정부는 ‘반세기 역사를 지닌 K-조선이 미래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경쟁력 강화 대책을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HD현대는 19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산업통상부와 업계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선박 5000척 인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HD현대의 5000번째 선박 인도는 회사 설립 이후 53년 만에 거둔 쾌거다. 한국보다 조선업 역사가 긴 유럽과 일본에서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5000척을 HD현대 계열사별로 보면 ▷HD현대중공업 2631척 ▷HD현대미포 1570척 ▷HD현대삼호 799척으로 나뉜다.

선박 1척의 길이를 통상적 수준인 250m로 가정할 경우 5000척의 총길이는 1250㎞에 달한다. 이는 서울에서 일본 도쿄까지 직선거리(약 1150㎞)보다 길고 에베레스트산 높이(약 8800m)의 140배가 넘는다고 HD현대 측은 설명했다.

HD현대가 5000번째로 인도한 선박은 필리핀 초계함 2번함인 ‘디에고 실랑(Diego Silang)함’이다. 이 선박은 길이 118.4m, 폭 14.9m, 순항속도 15노트(시속 28㎞)에 항속거리가 4500해리(8330㎞)에 이르는 최신예 함정이다.

올해 3월 진수돼 지난달 필리핀 해군에 인도됐다. HD현대는 “1974년 1호선인 26만m급 초대형 유조선 ‘애틀랜틱 배런(Atlantic Baron)호’를 시작으로 이번 디에고 실랑함까지 총 68개국 700여개 선주사에 선박을 인도했다”고 전했다.

정부도 K-조선 반세기 역사의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기념행사에 참석한 박동일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우리 조선업의 축적된 기술과 현장의 경험이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한미 간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등을 우리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만들고 중소 조선사와 기자재사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조만간 ‘K-조선 생태계 경쟁력 강화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대책에는 인공지능(AI) 조선소와 자율운항선박 등 차세대 조선산업을 선도할 산업 지원 방안이 함께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