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檢 항소포기 역공 기회 속 실책 꼬집어
- 與는 “내란 반성·성찰 안 보여” 맹비난

국민의힘 장동혁(사진) 대표가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며 내란을 선동한 혐의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체포되자 격분, “우리가 황교안이다. 뭉쳐서 싸우자”고 발언한 것을 놓고 당내에서 비판 목소리가 잇따른다. 장 대표는 당대표 당선 직후 중도 확장을 위해 극우 지지층과 거리두기를 할 것으로 전망됐음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하는 등 극우 지지층과 밀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장 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외압 규탄대회’에서 “전쟁이다. 우리가 황교안이다”며 “뭉쳐서 싸우자”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SNS에 “나라를 망가뜨린 종북주사파 세력과 부정선거 세력을 이번에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 이튿날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라. 대통령 조치를 정면으로 방해하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도 체포하라”고도 주장했다.

장 대표의 이날 발언을 놓고 친한(한동훈)계 정성국(부산진갑) 의원은 채널A에 출연해 “우리 당이 윤 어게인이나 부정선거론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중도가 우리에게 마음을 주지 않고 합리적 보수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SNS에 “황교안은 부정선거론의 대표 인물이다. ‘우리가 황교안’이라면 부정선거를 인정하겠다는 뜻인가. 아니면 앞으로 당론을 그렇게 바꾸겠다는 건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러다 당대표가 ‘우리가 전광훈이다’, ‘우리가 전한길이다’라고 외칠까 걱정된다”며 “모처럼 기세 잡고 민주당과 이재명을 몰아붙이고 있던 와중에 ‘우리가 황교안’ 한마디로 이상하게 돼버렸다. 이런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계속되는 실수는 실력”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항소 포기 논란 등으로 야당이 역공에 나설 기회가 생겼음에도 당대표의 실책으로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장 대표는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황교안’ 발언에 우려하는 것을 안다. 그런데 즉흥적으로 하지 않는다. 데이터와 상황을 보면서 전략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날 장 대표의 발언을 언급하며 “윤석열을 면회하고, ‘내가 황교안이다’를 외쳤다는데 내란사태에 반성과 성찰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장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을 ‘독재자’ 운운하며 ‘이재명은 대한민국의 재앙이다’는 망언을 쏟아냈다. 심지어 내란선동 혐의로 체포된 황교안까지 감싸며 연일 탄핵을 선동하고 있다”며 “이는 위헌정당 해산 위기를 모면하려는 극우 정치의 전형이자 명백한 대선 불복 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