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정점으로 꼽힌 윤석열 전 대통령이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에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탑승한 호송차가 11일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 사무실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47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비공개로 출석했다. 특검은 현장 안전과 변호인 요청 등을 고려해 윤 전 대통령의 지하 출입을 허용했다.

특검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호주대사 임명 의혹을 조사 중이다. 윤 전 대통령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과정에서 해병대 상급자를 혐의자에서 빼려 이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를 받는다. 또 이 전 장관이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부터 출국금지당하자, 그를 주호주대사로 임명해 해외로 도피시키려 한 혐의(범인도피 및 직권남용)도 제기됐다.

특검은 윤 대통령에게 2023년 7월31일 대통령실 안보회의 내용과 이 전 장관에 전화해 건넨 이야기 등을 물을 전망이다. 특검은 채 상병 순직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뒤 상급자 처벌 문제를 두고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한 게 이번 의혹의 시작점이라 의심한다. 이 전 장관의 도피성 임명에 대해선 내정 시점과 출국금지 해제 경위 등을 따질 예정이다.

앞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지난 8일과 지난달 23일 두 차례에 걸쳐 출석을 통보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출석에 모두 불응했다. 이날 출석은 특검이 지난 7월 수사를 개시한 이후 4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