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공직자들의 12·3 비상계엄 불법행위 가담 여부를 조사할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를 내년 2월까지 가동키로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1일 윤석열 정부의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 공직자들의 불법행위 가담 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해 정부 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힘을 실었다.

최근 ‘대장동 개발비리 항소 포기’와 관련해 검찰이 집단 반발하는 등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가 다시금 ‘내란 청산’을 전면에 걸고 공직사회 기강 잡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이를 통해 윤석열 정부에서 요직에 임명된 공직자에 대한 대대적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뒷줄 가운데)이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5.11.11 연합뉴스

김 총리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현재 내란혐의 수사와 재판이 장기화하면서 내란 극복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내란에 가담한 사람이 승진자 명단에 올라가는 등 헌법 가치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며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구성을 제안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비상계엄 등 내란에 참여하거나 협조한 공직자를 대상으로 신속한 내부 조사를 하고, 합당한 인사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내란에 관한 문제는 특검에만 의존할 일이 아니고, 독자적으로 (조사할) 일”이라고 동의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수사를 통해 형사처벌을 하고는 있지만, 내란에 대한 관여 정도에 따라 행정책임을 묻거나 문책이나 인사 조치를 하는 등 낮은 수준의 대응을 해야 할 사안도 있다”며 자체 조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총리실 주도 하에 각 부처와 기관별로 TF를 구성해 내년 1월까지 조사를 마치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검토한 뒤 2월13일까지 인사 조치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조사대상은 대통령 직속 기관 및 독립기관을 제외한 49개 전체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이며 이 가운데 군(합동참모본부)과 검찰·경찰,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외교부·법무부·국방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 소방청·해경청 등 12개 기관은 집중점검 대상으로 지정됐다.

사실상 ‘적폐청산 시즌2’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정권에 불편했던 공무원을 골라내려는 정치보복TF” “공직자 색출 TF”라며 반발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내란특검이 사실상 빈속으로 끝나고 내란특별재판부가 여론에 막혀 좌초되자, 이번엔 ‘정부 버전 내란청산’으로 우회하려는 신박한 시도”라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내란 타령’만 할 작정인가라고 비판했다.